[우리동네 이사람]봉현면 주민자지위원회 권혁모 위원장

출범 3년, 농촌지역 활력소 기대
지역 균형발전과 화합도 고민

“봉현면 주민자치위원회는 이제 겨우 2기를 배출한 초보단계입니다. 3~4년의 과도기를 거쳐야 자치시대와 조화를 이루며 주민들의 구심점이 되는 단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권혁모(61)봉현면 주민자치위원장의 말이다. 권 위원장은 “모든 단체의 활성화는 관심”이라며 “시작 단계에서 단체를 위해 돈부터 내라고 한다면 그 단체는 제대로 굴러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치위원회가 단순한 취미교실을 주선하는 단체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자리가 잡히면 회원들도 당연히 회비를 내야 한다는 권 위원장은 공술보다 돈을 주고 먹은 술이 더 맛이 좋다는 말이 있듯이 회비를 내고 듣는 강의가 남는 것도 더 많다고 말했다.

봉현면 주민자치위원회는 봉현면 소재지 마을인 오현1리 회관 옥상에 2~3층을 증축해 2010년 문을 연뒤 풍물반과 에어로빅반 등의 동아리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권 위원장은 타 자치위원회를 벤치마킹하면서 자리를 잡는 몇 년간이라도 보조금을 늘려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악기(드럼)한대에 120만원에 이르며 수강료만 1천980만원이 나가는 현실에서 2천400여만원의 지원금으로 자치위원회를 운영하기에는 힘이 든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7월1일부터 드럼반을 개설했어요, 강사가 12명이 정원이라 말씀하지만 우리가 프로를 길러내는 학원이 아니여서 희망자 16명을 모두 수강생으로 받았습니다”

드럼반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회원들이 주부회원이며 짧은 수강기간에도 인삼 축제장과 사과 꽃 축제장 등에 출연하고 있다. 농촌주부들도 농한기 여가활동 활성화로 숨은 끼를 찾아 초 고령화로 치닫고 있는 농촌지역에 청량제와 같은 활력소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18개 행정마을 중 오현3리와 두산2리, 노좌1리 등 오지 3개 마을에서 11월1일부터 ‘찾아가는 어르신 건강교실’을 열 계획입니다”

어르신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실버체조와 노래교실을 열면서 연로하신 어른들의 건강 체크도 함께하기 위해 기획하게 됐다는 권위원장은 모든 연령층대를 아우르는 공평한 예우는 주민들의 결집과 화합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돈입니다. 봉현면 주민자치위는 지난 4월 사과꽃축제장에 회원들의 작품인 한지공예품 등을 전시하고 25명의 회원들이 산나물을 팔아 마련한 약간의 자금과 사과봉지를 농가에 공급하면서 소액의 이익을 남겨 연말행사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말 생활이 어려운 손자녀 가정과 차상위 가정에 백미 반 가마씩을 전달했으며 올해도 마을이장들의 협조를 얻어 지난해 수준을 계획하고 있다는 그는 자신이 경영하고 있는 퇴비 판매수익금의 일정부분도 소개비 명목으로 내어놓을 계획이라고 했다.

“주민자치란 3천400명의 면민들의 관심이 모여야 활성화가 될 수 있습니다. 즐거움도 슬픔도 함께 나눌 때 하나가 되기 때문입니다”

단체마다 그 사람이 그 얼굴로 메워진다면 지역발전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일정기간의 수강을 마치면 물러나는 섬세한 운영을 통해 면민 전체의 관심과 참여로 삶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자치센터가 문을 연지 3년을 맞고 있지만 남들 다하는 발표회 한번 못했습니다”

봉현만의 색깔이 담긴 발표회를 회원들과 협의하고 있다는 권 위원장은 “어렵게 출발한 자치위지만 지역대표 단체로 면민들의 모든 것을 아우르며 자치시대와 조화를 이루는 대표자치기구로 성장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생활반경이 넓어지면서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졌지만 남북으로 16km나 길게 늘어진 봉현면은 중심부를 가르는 소백준령 히틋재가 가로막고 있어 균형발전과 화합에 어려움이 크다는 게 권 위원장의 고민이다.
여의도(서울) 역삼동 등 3개의 지점을 거느린 부동산회사 출신답게 경제를 아는 그는 1981년 귀농, 3년의 이장생활로 지역사회를 공부하며 구성원이 됐다. 현재 6천 평의 사과농사를 지으며 과수 인삼특작용 퇴비비료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부인 이성자(53)여사와의 사이에는 출가한 딸 진달래(30) 씨와 아들형제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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