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이웃]낚시로 여가생활 낚시광 이동탁씨

서천보(洑)밑, 물 깊은 곳에 이른 아침부터 낚시꾼들이 서성거린다. 먼눈으로 관심 깊게 바라보면 흡사 한 폭의 동양화 같기도 하다. 고기 낚는 재미, 자연과 대화하는 즐거움, 여상(余商) 강태공처럼 때를 기다리는 모습 등 사람마다 각양각색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낚시질의 참맛은 오직 낚싯대를 손에 들고 서 있는 낚시꾼 자신만이 알 뿐이다.

“사람들이 가정과 복잡한 사회생활을 하면서 쉬운 일 보다는 어려운 일들이 얼마나 더 많습니까? 그 때마다 쌓이게 되는 것이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입니다. 이것이 쌓여 병(病)이 되기 전에 말끔히 해소시키는 방법은 낚시가 최고라 생각합니다”

가흥동에 사는 이동탁(73)씨의 말이다. 이씨는 42년 전(1969년도) 영주기관차사무소 기관조사(3년)로 입사해 기관사 생활 15년을 거쳐 다시 지도기관사와 운용계장을 14년, 모두 합해 30년 넘게 철도에서 근무하다가 98년 정년퇴직했다. 정신수양을 위해 시작한 낚시는 30년이 넘었고 퇴직 후에는 새로운 취미로 서예를 시작, 입문한지 벌써 13년째란다. 여러 계층의 벗들과 사귀면서 마음의 안정과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려고 꾸준히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이다.

“남들은 기관사를 사계절 아름다운 산천풍경을 맛보며 여러 곳을 다닌다고 해 지상의 마도로스라고 하지만 직무수행에 고통은 적지 않습니다. 밤낮 구별 없는 근무체제, 불규칙적인 출퇴근, 취약한 철길위에서의 장비 운전, 여객과 화물을 수송해야하는 막중한 책임, 자책타책(自責他責)으로 발생하는 사고 등 어느 직업보다 많이 생기는 스트레스에 크게 시달리게 됩니다” 일반인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일종의 직업병인 셈이다.

“기관사 출신들은 신경성 위장과 두통, 우울증을 앓고 있는 동료들이 참 많습니다. 악조건의 근무환경으로 인해 쌓인 피로를 풀기위해 시간만 되면 가까운 곳에 낚싯대를 들고 나가 은빛 물결을 바라보면 보는 것만도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거기에다 고기들의 입질에서 오는 짜릿한 손맛을 느낄 때 그 희열은 말로 표현 할 수 없지요. 스트레스가 저절로 사라지는데 어찌 낚시를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가흥동에 사는 서운석(76)씨는 이씨에 대해 “30년 넘게 함께 근무했고 예절이 바른 사람이며 능력이 탁월해 동료기관사들을 책임지고 교육시키는 지도기관사직과 운용계장직에 근무하면서 존경을 받았고 항상 처음의 마음으로 친구들과 이웃들에게 인정을 베풀며 사는 사람”이라고 했다.
전우성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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