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사람]부석면 주민자치위원회 민대식 위원장

농협전무 퇴직후 농업종사
지역과 3도 화합에 앞장 서

“부석면 주민자치센터는 연중 쉬는 날이 없습니다. 25명의 회원들이 의논해 가면서 99%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당번제로 돌아가며 문을 여닫고 청소를 합니다”

농업 전반을 지도하며 농업인들과 함께 살아가는 농협맨으로 31년을 지내다 2009년1월 농협 최고의 직위인 전무로 정년퇴직한 부석면 주민자치위원회 민대식(61)자치위원장의 말이다.

“이론과 실습이 다르다는 사실은 퇴직을 하면서 알았습니다. 농사도 과학이더라구요”
농업지도직으로 반평생을 보낸 그는 고향마을로 돌아와 농사를 지어보니 이론과 실습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흔히들 ‘농사나 지으러 갈까’하는 말을 하지만 농업도 법관이나 항공기 조종사 못지않은 전문직으로 농업을 쉽게 생각하는 사람은 농촌에 와선 안 될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농민도 배워야 합니다. 생활을 위한 영농에도 신기술을 응용해 자기 기술로 만들어야 앞서가는 농업인이 됩니다. 또 교육을 바탕으로 인생 이모작 시대를 준비해야 합니다”

교육 속에 인생의 길이 있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가 있으며 인생의 격이 있다는 민 위원장은 은퇴 후에 수많은 교육을 다니면서 이론적 박사에서 초보 농군으로 변화를 거듭해 왔다고 강조했다.

“부석면 자치위는 초등학교 학생들처럼 출석부가 있습니다. 회비도 타 자치위의 두배에 해당하는 월 2만원을 내고 있죠”

중국어 강의를 강력하게 희망하는 주민들의 성화에 회원들이 강사비를 각출해 강의를 잇기도 했다는 민 위원장은 “강사료가 시간당 2만2천원으로 획일적으로 책정돼 있어 오지 부석에는 다수 강사들이 기피를 하고 있고 있다”며 “한 사람의 강사가 요일과 시간을 달리하며 시 전체를 도는 것은 교육의 질을 떨어지게 할수 있기 때문에 바람직스런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강사료 현실화가 우선 해결돼야 제대로 된 지역발전과 화합을 아우르는 교육다운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고 고정관념으로 굳어진 주민들의 의식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며 “전기요금만 월 50~60만원이 나가는 현실에서 계속해서 주민부담으로 자치센터가 운영되기는 어려운 일 아니냐”며 반문했다.

부석면 주민자치위는 기타, 색소폰, 바이올린 등 20여점의 악기들과 TV가 장착된 최신식 런닝머신 3대 등 총 17종 20여 대의 운동기구가 갖추어져 있으며 주민들의 접근성이 좋아 이용률 또한 대단히 높다고 한다. 특히 센터가 1일과 6일 오일장이 서는 장터중앙에 자리잡고 있어 높은 참여율 만큼이나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는 종목도 많다며 동아리별 자랑이 길게 이어졌다.

“20여 가지 프로그램 중에서 중국어와 서예, 모듬북, 스포츠댄스 등은 타 자치위보다 앞서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스포츠댄스와 모듬북은 각종 축제와 아트파크 개관 축하행사 등에 초대받아 공연하고 있어 선수급이고 태극무늬 부채가 하늘거리는 부채춤 솜씨는 국가대표 수준입니다”

지난해 10월 24일 저녁 면사무소 마당에 무대를 마련하고 1년동안 갈고 닦은 솜씨를 주민들에게 선보이면서 오뎅을 삶고 부침개와 막걸리를 곁들이며 1천여 면민들의 잔치날이 됐다고 한다. 11월에는 새마을 부녀회(회장 석영화)의 협조를 얻어 영농폐기물 7톤을 수집, 환경정비와 기금을 마련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서 회원들의 특별회비를 보태 시인재육성 장학금 100만원을 내기도 했다.

“경상북도 최북단에 자리한 부석면은 충북 단양군 영춘면과 강원도 영월군 김삿갓면 주민들이 해마다 각 지역을 돌며 3도 접경화합대회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영월군 김삿갓 유원지에서 1천여 3도 접경 면민들이 단합대회를 열면서 스포츠댄스와 영주만이 갖고 있는 선비춤 등을 인기리에 선보였다는 민 위원장은 지역문화는 곧 지역주민들의 자존심이라고 말했다.

“회의를 열 때마다 김동운 면장님과 이중호 의원이 참석을 하고 있습니다. 회의가 끝날 때 까지 초대받지 못한 손님처럼 지켜만 보고 계시죠”

면장과 시의원이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지도층의 관심도를 나타내는 척도이며 주민자치위가 면민들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대표기구로 자리매김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또, 연말이면 지역내 조손가정과 장애인, 다문화가정 등을 자치위원들이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직접 찾아 다니고 있다.

민 위원장은 “부족한 부분은 조금만 손질하면 관내에서 가장 앞서가는 주민자치위가 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2천700여 평의 포도농사와 사과농사를 짓고 있고 병권(32) 병익(30)형제를 두고 있지만 직장을 찾아 떠나고 부인 박현자(58)여사와 오붓한 중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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