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사람]장수면 주민자치위원회 우개하 위원장

지역내 여러 단체장 두루 섭렵
공동경작 수익금 불우이웃 도와

쌀농사 2만 4천 평, 생강 1천200평, 하수오, 황기, 고추도, 도라지 4천여 평, 일괄사육하고 있는 한우 70마리에 정미소 운영까지...

두전1리에 주소를 두고 있는 장수면 주민자치위원회 우개하(54)위원장의 영농이력서다.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동경하던 도시를 돌며 3년의 세월동안 세상구경을 했다는 우 위원장은 고향장수로 돌아와 지금까지 영농기반을 일궈왔다고 말했다.

“농촌지역 주민자치위는 참으로 애로점이 많습니다. 지역을 이끌어야 할 젊은이들이 하나같이 바쁘게 살고 있어요”

새마을 지도자 10년, 이장 3년, 농업경영인회 장수면회장, 장수면체육회장 등 지역을 이끌어가는 단체장을 두루 거치며 2년째 주민자치위를 이끌고 있는 우 위원장은 궂은 일을 맡아하는 20여 명의 젊은 멤버들의 영농규모가 대부분 방대해 시간 있을때 마다 지역을 이끌고는 있지만 걱정이라고 말했다.

“장수면 주민자치위도 스포츠댄스, 기타, 풍물, 요가, 노래교실 등 20여 종의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고 있지만 면민들의 희망에 따라 모듬북과 풍물, 서예교실 등을 집중 연마하고 있습니다”
7년의 세월에 접어들었음에도 풍물은 별 진전이 없고 기타반은 실종됐어도 서예반 동아리12명은 지역을 넘어 전국대회 출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회원들이 너무 바쁘다 보니 사업마저도 활성화 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 위원장은 6월, 가시박 제거를 시작으로 작은 사업들을 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자신의 밭 600평에 배추를 심었으나 배추값이 폭락을 하는 바람에 영주농협에 80만원을 받고 강매(?)를 했으며 300평의 밭에 심은 고구마를 팔아 어려운 이웃들과 독거노인들을 찾아보기도 했다. 사업을 할 때나 봉사활동에 나설때는 26명의 회원들이 모두 참석하고 있어 신기한 일이라며 웃었다.

“주민자치위가 자치시대를 이끌어가는 면민들의 구심점이 돼야 함에도 현재의 입장에선 어려움이 많습니다. 구조적 개선과 특단의 조치로 개혁을 해야 합니다”

면민 다수의 뜻에 따른 기구로의 발전과 간섭없는 지역대표기구로 성장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는 우 위원장은 주민자치위가 실질적인 지역자치기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주민자치위의 초심의 자세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수면 주민자치위원회는 매년 정월보름을 전후로 장승제를 올리고 있습니다. 행사 몇일 전부터 준비한 장승을 고속도로 나들목에 세우고 풍년농사와 면민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제를 올리지요”

이른 아침부터 장승제를 올리고 오후 들면서 면민화합 윷놀이대회를 열고 있다. 체육회, 이장협의회 등 주최도 돌아가며 하고 있지만 단체별로 협조가 잘되고 면민 모두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행사 뒤엔 언제나 돈이 남는다고 한다. 우위원장은 “초고령화로 접어든 농촌현실에 언제까지 오늘과 같은 평화가 이어질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는 옛말처럼 생활은 곧 경제입니다. 농촌경제가 한해가 다르게 어려워지고 있어 걱정이지요”

농기계와 농자재 값과 사료, 기름값 등은 한해가 다르게 치솟는데 반해 쌀값은 20년째 묶여 있거나 내리고 있고 사력을 다해 지켜낸 한우는 구제역으로부터 해방(?)됐지만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우 위원장은 “산업사회가 발달한 이후 정부가 펼친 농정 모두가 살농(殺農)정책 그 자체였다”고 지적했다.
영농규모 만큼이나 그의 창고에는 3대의 트랙터와 이앙기, 대형 콤바인에 볏짚을 수확하는 베일러와 피복기까지 3억 원에 이르는 농기계들이 전시장을 방불케 하고 있다.

“농사를 짓자니 없어서는 안되고 유지를 하자니 2~3년마다 수천만 원의 교체비용이 들어가고 있어 영농기반이 커도 걱정 작아도 걱정입니다”

고추 밭에서 만난 그는 흙의 철학처럼 정직하게 살아가는 농민들이 걱정 없이 살아가는 그날을 고대하고 있다며 아직 거세우는 적자를 면하고 있으나 사료의 원료가 되는 옥수수 생산국들의 가뭄으로 사료값이 큰 폭으로 꿈틀대고 있어 사료가 소를 먹는 최악의 사육기반을 염려하며 긴 한숨을 지었다.

바쁜 농사일에도 농가주부 모임과 생활개선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부인 석상희(50)여사와의 사이에는 대학에 다니는 주성(24), 유성(23)군과 군 복무 중인 하성(21)군 등 삼형제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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