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사람]단산면 주민자치위원회 황화식 위원장

스포츠댄스는 수준급
사천농악팀은 자존심

“주민자치위원회의 생리마저도 아직 알지 못하는 초보 위원장입니다.”
지난달 1일자로 단산면 주민자치위원회의 수장을 맡은 뒤 7월 정기 월례회를 열며 주민자치를 배우고 있다는 황화식(63)위원장이 ‘할 말이 아무것도 없다’며 손사래를 치며 하는 말이다.

철도공무원으로 재직하던 그는 돈벌이가 좋다는 사우디아라비아에 파견 근로자생활을 했고 중고자동차매매상 등의 사업을 하기도 했다. 1986년 고향마을인 병산1리에서 이장을 맡아 조기정착을 꿈꾸기도 했지만 6년의 이장생활을 마감하면서 다시 연초제조창에 입사, 정년을 맞은 지난해까지 농민도 직장인도 아닌 복합 직업인으로 화려한 이력서를 장식해 왔다.

“지역의 구성원으로서의 도리를 못했으니 남은 세월은 지역을 위해 봉사하면서 살아갈 생각입니다” 구관이(전직 또는 기존의 단체장) 일머리에 밝다면 초보는 의욕이 넘친다는 황위원장은 새 자루에 담은 새 술이 잘 익으면 더 좋은 맛을 낼 수 있다며 주민자치위의 역할과 임무수행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단산면 주민자치위는 2008년 문을 연 이래 스포츠 댄스, 탁구, 서예, 도자기 만들기와 한지 공예 등으로 주민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포츠댄스는 매년 열리는 단산 포도축제는 물론 지난 5월 영주시생활체육대회에 출전해 최우수상을 받으면서 영주시 대표팀으로 선정돼 지금은 전국을 누비고 있습니다. 또 시들어 가던 100년 전통의 사천농악팀을 정비하고 확실한 후계를 잇게 한 점도 단산의 자존심입니다” 단산 주민자치위 김정숙 간사의 설명이다.

수강생들이 한해 동안 갈고 닦은 솜씨로 연말대회를 열면서 함께하는 단산면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황 위원장은 “꾸준히 단산희망아카데미를 열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수준 높은 애향심을 키우고 있다”며 “이번 희망아카데미는 8월24일경에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발전을 위해 모든 단체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또 그 사람이 그 사람으로 돌아가며 단체장과 구성원을 형성하는 관습도 지양하고 지역의 숨은 인재들과 회원들을 발굴, 참여시키면서 지역발전에 면민 모두가 함께해야 합니다”

언젠가는 주민자치위가 주민들의 모든 것을 아우르는 면민들의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황위원장은 우선 자치센터 2층에 사용하지 않고 있는 창고를 비워 위원들의 회의실로 사용, 내실을 다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난은 세습이 됩니다. 때문에 가난의 고리는 우리 세대에서 마감하고 뼈를 깎는 아픔으로 부자단산을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또, 한문화테마파크가 산 하나를 사이로 하고 있는 병산권까지 포함돼 있어 지역발전에 대한 바램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단산은 6차 산업에 진출, 지난해부터 결실을 얻고 있으며 종합개발사업 등으로 웅비의 나래를 펴고 있다. 황 위원장은 “낙후된 고향마을을 살려 보겠다는 주민들의 의지를 모아 ‘소백산면’으로 행정명칭변경을 추진했지만 중앙분쟁위가 개입해 제동을 걸고 있다”며 “이는 지방자치시대를 역행하는 횡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산은 포도의 고장입니다. 인근 순흥과 부석을 아울러 규모의 집단화로 경쟁력을 기르고 품질개선에 힘써야 하며 맛과 향에서 월등한 논 포도 재배면적을 늘려 명품포도를 생산해야 합니다”

단산포도축제를 올해부터 서울 도매시장을 대상으로 홍보에 나서는 등 과감한 변화를 시도해 홍보효과를 높이기로 했다는 황위원장은 “끈질긴 노력은 부자 단산으로 가는 성공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황위원장은 1천50평의 밭농사와 1천여 평의 논농사를 지어왔지만 도로변에 자리한 1천여 평의 논에 포도를 심은지 3년째로 올해부터 수확이 시작된다. 그는 “10년 미만의 어린나무에서 수확되는 포도가 가장 맛과 향이 좋다”고 말했다. 올해 초 주민들의 성화로 다시 마을이장을 맡으면서 노년에 감투(?) 복도 터졌다. 부인 나필순(60)여사와의 사이에 딸 지연(36)씨와 아들 형제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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