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사람]순흥면 주민자치위원회 박영배 위원장

흥주농악, 흥묵회 등 대외행사 두각
마을리더 교육 통해 농촌마을 희망 줘야

“한국선비문화의 발상지는 단연 순흥으로 2천400여 주민 모두가 자부심을 가져도 좋습니다.”

순흥면 주민자치위원회를 4년째 이끌고 있는 박영배 위원장이 하는 말이다.

수많을 인걸들을 배출하면서 부강한 나라로 지켜냈으며 한줌의 흙속에도 풍성한 유불문화와 조상의 숨결이 느껴지는 순흥을 주민자치위원회를 구심점으로 긍지와 자존심으로 가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자치위원회란 자치시대의 얼굴입니다.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화합과 발전, 주민들의 모든 문제들을 아우르는 면민 중심기구가 돼야 합니다”

박위원장은 일정한 프로그램과 예산을 주고 행정주도로 되고 안 되고를 결정하는 지금의 주민자치는 지방자치에 역행함은 물론 자치위원회의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농업인들의 건전한 여가선용을 위한 스포츠댄스, 요가, 노래교실, 사군자 등의 기본프로그램이 있지만 순흥은 초군청을 이어가는 농악동아리와 선비의 맥을 이어가는 서예반을 중점 육성하면서 순흥다운 색깔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매년 정월에 전국적으로 선보이는 초군청놀이의 기본이 되는 풍물패의 대를 잇고 있는 주민자치위 소속 흥주농악은 2010년 제주에서 열린 민속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15명이 활동을 하고 있는 서예 역시 ‘흥묵회’라는 동아리를 결성, 전국 한시백일장에서 특선(정진화. 순흥면 내죽리)과 입선(조용장. 순흥면 지동리)등을 수차례 차지하면서 전국 반열에 올랐다. 박위원장 역시 한자 2급으로 서예 또한 수준급이라는 귀뜸이다.

“조직의 활성화는 돈이 좌우합니다. 시에서 내려오는 2천400만원의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고 자체사업으로 메워 가자니 현실은 어렵기만 합니다. 이는 주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박위원장은 경북도내 23개 시군 중 영주시가 15개 읍면에 자치센터가 개설돼 있어 숫자에서는 단연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행정의 간섭으로 무늬만 1등으로 개선해야 할 문제점들이 한두가지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지난해에는 2천500여 포기의 배추를 생산해 저소득 농가와 마을회관에 50포기씩 나누어주고 65세 이상의 어르신들을 모셔놓고 면사무소 마당에서 경로잔치를 연 것이 사업의 전부라는 박 위원장은 자치위원회의 활성화를 위해 사무실 개소를 희망하고 있다.

“모든 농업인 단체들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사무실이 시급히 마련 돼야 합니다. 임원회의 조차도 식당을 전전하며 열고 있는 형편입니다”
박위원장은 잦은 회의와 만남만이 활성화를 앞당기는 길이라고 했다.

“지난 3월에는 다문화 가족들과 우수기관 견학차 포항을 다녀왔습니다. 죽도시장에서 회를 먹고 영덕삼사해상공원 등지를 돌아봤는데 천진난만하게 기뻐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지난달 19일에는 발전협의회 등 순흥면을 이끄는 6개 단체가 모여 장승백이를 복원했다는 박 위원장은 “18세기에 기록된 문헌에 따르면 15세기 이전부터 순흥면 태장리(경륜훈련원 아래)에 수십개의 장승을 세우고 장승백이로 명명, 오가는 길손들에게 쉼터와 길안내를 해왔지만 일제 강점기를 지나면서 그 맥이 끊겼다”며 “뒤늦게나마 10개의 장승을 세우고 옛 지명인 장승백이를 복원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주민자치위의 결속과 화합을 위해 매년 단합대회를 열며 소백산자락길 주변에서 정화활동도 겸하고 있다는 박위원장은 “많은 예산을 들인 야생화단지와 우거진 연꽃 속에 떠있는 정자도 좋지만 죽계천을 이용한 인공빙벽과 얼음터널, 논에 물을 가두는 전통썰매장 등을 재현, 순흥만의 색깔로 관광객을 불러도 개발 여하에 따라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순흥발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풀어놓기도 했다.

“농촌지역 전체가 거대한 경로당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마을리더의 견문을 넓혀주고 키워야 사람사는 마을로 이끌어 갈수 있습니다. 밥만 먹고 살던 시대를 지나 지금은 삶의 가치를 저울질하는 웰빙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마을지도자의 전문교육과 해외연수 등으로 초고령화로 치닫고 있는 농촌마을에 희망의 불씨를 지펴야 한다는 것이 박 위원장의 생각이다.

전국한시백일장에서 참방(4위에 해당)과 차상에 오르기도 한 박 위원장은 2년 전 파출소가 복원하는 날 뷔페를 마련해 면민들의 잔치를 여는 등 오래전부터 지역민들과 더불어 살아왔으며 순흥면 체육회장, 새마을 협의회장, 영주라이온스클럽 이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 초군청 부좌장, 주민자치 영주시연합회 감사 등을 맡고 있다.

순흥면 토박이로 새마을철물상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부인 정금순(55)여사와의 사이에는 아들 종진 군 등 4남매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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