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급 지체장애에도 새마을회 활동 ‘모범’

능소화가 피는 계절이다. 나무줄기가 집 담장 밖으로 넘어와 주황색 꽃을 활짝 피워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 주고 있다. 아름다운 꽃을 보면 누구나 잔잔한 감동을 받게 마련이다. 능소화 처럼 아무 욕심 없이 남을 위해 봉사하고 소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성재에서 만난 주인공
영주 성재는 동(東)이 틀 무렵부터 시민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오르기 시작하는 등산로이다. 지난 2일(월요일) 오전 10시경에도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걷고 있는데 유독 몸이 불편해 보이는 한 사람이 1성재 아래 2성재를 향하는 좁은 길 양편과 운동기구 주변에 무성히 자란 풀을 땀을 흘리며 베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가 불편하면 남들도 불편을 느낄 것입니다. 비록 몸(장애)은 온전치 못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아무런 바람없이 무엇이나 합니다. 그것이 저의 즐거움입니다”

영주 1동에 산다는 이대성(60)씨의 말이다. 이씨는 어릴 때부터 소아마비로 우측편 팔과 다리를 마음대로 할 수 없다. 백방으로 치료해도 불가능했으며 가난한 생활 형편과 비정상적인 활동으로 불우하게 살아오다가 3급 지체장애등급을 받았고 30세 때에 정신지체 2급인 아내와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

슬하에 남매를 두었으며 아들(28)은 자신이 학비를 벌어 7년 만인 올해 세종대학교를 졸업했고 딸(24)은 학점은행제 평가인정 교육훈련기관에서 대학과정을 이수중이다. 생활은 장애자보호지원금으로 살아가면서도 정상적인 사람도 하기 어렵고 힘들다는 봉사활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씨는 “어릴 때는 남들의 놀림에 너무 슬프고 괴로워 절망적인 눈물도 많이 흘리고 울었지만 이제는 기쁘고 좋은 일들 때문에 눈물이 난다”며 “눈물이라고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고 엷은 미소를 지었다.

“20년 넘게 이곳 산에 오르 내리고 나름대로 봉사활동을 한 덕에 이만큼 건강해져 스스로 고마움을 느끼게 됩니다. 주위에 저보다 못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적은 일이라도 도와 보려고 합니다. 힘은 좀 들지만 돕고 나면 그렇게 기쁘고 즐거울 수가 없어요”

▲주변사람들의 칭찬
30년 전부터 이씨를 알고 있다는 동진주유소 김삼덕 사장은 “어려서부터 바닥인생을 살아왔고 또 부부가 함께 장애우로 가정생활을 하면서도 항상 이웃과 지역을 위해 봉사활동까지 하는 것을 보면 진심으로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주1동 주민센터 새마을 담당자 이재윤씨는 “이씨는 영주1동 새마을협의회 회원 18명 중 한 분으로 몸이 불편하면서도 항상 밝은 표정과 긍정적인 마음은 남에게 귀감이 된다”고 추켜 세웠다.

영주1동 새마을협의회 우동호 총무는 “남에게 도움을 받아야 할 장애우이면서도 새마을사업 추진에 100% 참여하는 모범적인 회원”이라며 “매주 월요일 교통봉사, 목요일 방역봉사, 주기별 방범활동(영광여고, 영광중, 중앙시장), 불우이웃돕기 (집수리. 동절기 김치담그기), 환경정비(청소, 풀베기, 꽃 심기) 등 사업에 지금까지 한 번도 빠진 일이 없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전우성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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