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사람]단산면 새마을 협의회 강덕희 회장

마을의 대소사는 젊은이 책임 ‘솔선수범’
새마을 교육 빼놓치 않고 수강하는 열정도

“돈으로 봉사를 하라고 하면 할 수 없지만 튼튼한 몸으로 봉사하라면 소백산이라도 옮겨 놓을 자신이 있습니다”

지난달 경북도 연합회장상을 수상한 단산면 새마을 협의회 강덕희(53)회장의 말이다.

단산면 사천리에 주소를 두고 1천950평의 포도농사와 4천500평의 쌀농사를 지으며 지난 연말 단산면 새마을협의회장을 맡은 강회장은 총각시절부터 25년째 사천1리 새마을 지도자와 5년의 새마을 총무, 반장으로 활동해 온 왕고참 지도자이다.

특히 수도, 보일러, 전기, 용접, 집수리 등의 자격증을 갖추고 못하는 일이 없는 팔방미인으로 봉사정신이 생활화된 약방의 감초로도 유명하다.

“마을에서 25년 전부터 영원한 막내로 남아있습니다. 어른들은 어른으로 할 일이 있고 막내는 막내로서 할 일이 많습니다”

어른들의 텃밭에 로터리를 쳐 주고 고장 난 보일러, 축사용접 등 어른들의 불편사항은 밤중에라도 달려가는 것이 젊은이의 도리라고 말하는 강회장은 각박해져 가고 있는 농촌사회를 봉사와 사랑으로 이끄는 훈훈한 리더정신이 배어있었다.

그는 또, 마을의 어른들은 마을을 큰 틀에서 살피고 젊은이는 마을의 대소사를 이끌어 가는 등 세대별 역할이 분명한 것이 사회구성의 기본이라며 마을의 대소사는 젊은이들의 책임이며 어른들이 불편해하는 모든 일 또한 젊은이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제 20여일 후면 단산면은 해묵은 껍질을 깨고 소백산면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돈은 부석과 순흥이 벌고 단산은 먼지만 마시던 시대는 이제 끝이 나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옥대권을 중심으로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으며 살기 좋은 마을 소백산면의 성공을 위해서는 면민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또 사천리에도 체험마을사업을 지원받아 400여 평의 대지를 확보하고 예쁜 정자와 운동기구가 딸린 공동마당을 마련하는 등 힘찬 변화의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19개 행정마을 40명의 남녀 새마을회원들은 성공한 소백산면을 위해 헌신할 각오가 돼 있다는 강회장은 도시인들이 아름다운 소백산면에서 머리를 식히며 소백산면만의 색깔을 내는 추억을 만들어 주기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6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마을별 방역사업으로 건강한 소백산면을 이끌며 자체기금 마련을 위해 7년째 이어오고 있는 사업장인 1천500평의 감자밭에 공을 들이고 있으며 도로변 풀베기 사업과 환경정비 등으로 얻어지는 사업비는 독거가정에 쌀과 연탄보내기, 사랑의 김치나누기 등 기존 사업 외에 면민 화합을 위한 경로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부강한 나라로 우뚝 세운 새마을정신이 점점 퇴색해 가고 있습니다. 밝은 사회를 위해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을 알아 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홀대해서는 안 됩니다”

단산면 새마을 협의회원들은 5만원의 연회비를 내고 있어 임원회의 등 모임이 있을 때 마다 돌아가면서 밥을 사고 있다는 강회장은 쓰레기봉투 몇장으로 회원들을 실망시키지 말고 회원들의 사기진작에 작은 배려라도 지자체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제대로 된 새마을 정신을 계승하고자 정선옥(56)부녀회장과 협의해 지난 3월 구미 경운대학에 입교, 3개월반 동안 마을리더 새마을 정신 전문교육을 이수하기 위해 매주 1회 구미를 오가는 열정도 보이고 있다.

“정 회장님의 덕분으로 무사히 교육을 이수하고 다음 주에 수료를 합니다”

부족한 배움을 위해 20여년 전부터 새마을중앙회교육 등 무엇이든 얻을 수 있는 기회는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다는 그는 죽을때 까지 배우는 것이 사람이 아니냐고 웃는다.

“선배들은 아름다운 단산면을 위해 오래전부터 옥대리와 마락리를 잇는 도로변에 왕벚나무와 단풍나무를 심었고 지금은 단산천을 따라 사천리에 이르기까지 단풍나무와 꽃 양귀비를 심고 있습니다”

두 딸이 대학에 다니면서 경제적으로 한 치의 여유도 없다는 강회장은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축사수리를 갔다가 떨어져 대퇴부를 크게 다치면서 6개월간의 병원신세를 지는 바람에 포도농사마저 망쳐 아이들에게 미안한 아빠가 됐다고 말했다.

“권유를 못 이겨 회장을 맡기는 했지만 세상만사는 수신재가에서 출발합니다”

세 자녀 뒷바라지를 제대로 하자니 경제가 못 미치고 덜해주자니 마음이 아리다는 정회장은 자식은 눈감는 그날까지 애물단지 같다며 힘이 닿는 그날까지 새마을 정신으로 더불어 살겠다며 활짝 웃었다. 그림자처럼 따르는 부인 김덕임(50)여사와의 사이에는 1남2녀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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