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사람]이산면 새마을협의회 유 영 흠 회장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되는 지난 5일 본지는 이산면 새마을 협의회 유영흠(62)회장을 들판 가르는 농로 길에서 만났다.

8천400평의 쌀농사를 기본으로 96마리의 한우를 기르는 기업농을 운영하면서 11년간이나 용상1리 새마을 지도자를 지내며 4년째 이산면 새마을 협의회를 이끌고 있는 유 회장은 봉사란 그 어떤 고시보다 더 어렵고 진실 그 자체라고 말했다.

“박봉산으로 유명해진 용상1리는 60여 가구가 사는 마을이지만 30가구가 사는 배해를 본 마을로 용상골, 세배 등 산재마을입니다. 5월8일 등 마을의 큰 행사가 있어야 모두 만날 수가 있지요”

유회장은 “마을의 대소사에 궂은 일은 알아서 처리하는 남녀 새마을 지도자가 진정한 봉사자요 숨은 일꾼”이라고 생각하는 확실한 봉사자다.

“이산면은 19개 행정마을을 안고 있습니다. 4년전 부터 이산의 영산인 박봉산 입구에서 흑석사를 돌아오는 도로변에 연산홍 등의 꽃나무를 심으며 꽃길을 조성했고 신천리 앞 도로변에도 예쁜꽃이 피는 마가목(이산면화)을 심었습니다. 3월초 봉화방면 외곽도로 부근 내성천에서 쓰레기 줍기를 시작으로 여름이면 영주접경에서 봉화지경까지 도로변 풀베기를 하지요. 문제는 매년 하는 사람만 참석한다는 점입니다”

새마을지도자는 보수 없는 순수 봉사단체로 음지에서 일하며 양지를 추구한다는 유 회장은 5월초 고추와 수박을 심으면 모내기가 연결되고 모내기가 끝나면 수박 순을 치느라 정신이 없으며 돌아서면 또 고추를 따야하는 농부들의 심정이야 이해를 하지만 할 일 다 하고 무슨 봉사가 되느냐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모든 단체는 돈입니다. 돈이 없으면 사업은 물론 운영도 할 수가 없으니까요”

시에서 120만원의 보조금을 받고 있지만 카드결제를 원칙으로 못쓰게 하는 조항들이 너무 많아 차라리 짜증스럽다는 유 회장은 28만원의 지회비와 무료급식비 등 년 40~50만원은 고정적으로 지출되고 있으며 심지어는 도로변 꽃나무 심는데도 단체들이 10~20만원씩의 나무 값을 보태고 있어 언제 돈 모아 좋은 일 할 수 있느냐며 손사래를 쳤다.

“힘없는 단체가 되다보니 섭섭할 때도 많아요. 회원들이 모여 단합대회를 해도 농협에서 건네는 10만원 봉투가 거금입니다. 행정에서 조차 돈 되는 일감주기를 꺼리고 있으니 네 바퀴 달고 굴러가기가 어렵지요”

남녀 지도자가 따로 활동하고 있는 이산면은 19명의 마을 지도자들이 하나같이 농사가 많아 기금마련을 위해 고구마농사도 계획에 그치는 등 회의 발전에 어려움이 크며 2년 전 거금 200만원을 투자, 회원들에게 등산복을 선물한 것이 회원예우의 전부라는 유 회장의 넋두리다.

지난해엔 그래도 돈을 조금 모아 차상위 계층의 두 가정에 집수리를 해 줬고 사랑의 연탄나누기와 쌀 보내기 운동을 했지만 올해는 더 어려울 것 같다는 유 회장은 면사무소에서라도 새마을회의 사업비 마련을 위한 면 산하 사업들은 지도자들에게 협조해야 한다고 했다.

“여성 지도자들은 회장단 이하 전 회원들이 퇴임시 반지를 선물하고 있어 그런지 왕성한 활동력을 보이고 있어요. 잘되는 단체에 합치자 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안정 봉현 등 상당수의 읍면 남녀 지도자들이 하나의 단체로 합쳤고 또 합치는 추세로 가고 있습니다”

이산면의 일부 지역도 수몰지역으로 편입되면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유 회장은 내림 2리의 경우 산에 있는 산소들은 이장을 시키면서 들판은 수몰되지 않는다 는 수자원공사의 설명에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며 보상금을 적게 줄려는 속셈이라고 주민들은 믿고 있다고 했다.

“한우농사요, 요즘 죽을 쑤고 있습니다. 소 값은 폭락을 하고 있는데 사료값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축종개량을 위해 혈통관리를 하며 번식을 하다가 최근 들어 고깃소로 바꿔나가고 있다는 유 회장은 6~7개월령 암송아지가 100만 원선인 현재로선 번식 자체가 적자투성이며 황소 거세가 그나마 본전을 조금 벗어나고 있으나 등급이 잘 안 나오고 있어 죽을 맛이라며 웃는다.

부인 최순자(61)여사와의 사이에는 3남 2녀를 두었으나 결혼 안한 막내 형근(32)이만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또 유회장 부부는 구순 노모를 극진히 모시는 효자로도 소문이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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