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사람]문수면 새마을 부녀회장 지수화씨

문수면 월호3리 방석마을에 문수면 새마을부녀회 초보회장이 살고 있다. 지수화(61)회장이다.
굽이치는 내성천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명당에 자리 잡은 월호3리에서 7년의 마을부녀회장을 지내며 2008년 문수면 부녀회 부회장을 거쳐 올해초 문수면 새마을부녀회장을 맡은 그녀는 말로만 초보회장이지 치마폭 넓고 일머리 아는 배테랑급 회장으로 소문이 나 있다.

원창, 노트리, 방석 등 4개 자연부락으로 이루어진 월호3리는 43가구가 고추 수박 등의 밭작물과 약간의 한우 논농사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산재마을이다.

해마다 정월달 윷놀이와 어버이날이 되면 4개 마을이 모여 회관에 어르신들 모셔놓고 마을잔치를 열면서 경로 효친사상을 몸으로 실천해 왔다는 지회장은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끊긴 농촌마을엔 전통 효사상의 맥이 끊기고 마을마저 노인들이 지켜야 하는 오늘이 조상님들께 더할 나위없는 불효, 불충”이라고 말했다.

“마을이 작고 자원이 없는 시골마을들은 자금난이 심해 별 사업도 못하고 있어요”
마을부녀회 기금이 별도로 없다는 지회장은 한해 2~3차례 재활용품 수거로 생기는 300~400만원의 돈이 마을기금의 전부라고 했다.

“재활용품 모으는 날에는 주민 모두가 총동원 돼 부녀자들은 집집마다 모아두었던 사료포대와 헌옷, 농약병, 헌책들을 내어오는 것을 시작으로 수거한 비닐을 차에 싣고 그중에서도 젊은이로 분류되는 60대 청년들은 자원재생공사로 모은 재활용품들을 실어 보내지요”

마을이 작을수록 단합이 잘된다는 지회장은 4개 마을이 모두 모여 얼굴을 마주할 때가 두텁게 정이 쌓이는 기회이며 이웃사촌으로 마을 구성원으로 정을 잇는다고 말했다.

“부녀회 면 살림살이는 아직 잘 모르고 있어요. 자금이 별로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돈은 벌면 되지요”
지회장은 “문수면에는 외나무다리 축제가 있어 의지만 있다면 돈은 벌수 있다”며 “무섬마을 주변과 도로변 풀베기, 꽃길 가꾸기와 정화활동으로 자금을 모으고 축제 때 식당부스를 맡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종 사업을 통한 수익으로 매년 하고있는 사랑의 김치나누기와 사랑의 쌀 전달사업 등을 차상위계층으로 확대하고 14가정으로 파악되고 있는 다문화가정 돌보기사업과 독거노인가정 돌보기 등을 추가 사업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봉사란 마음입니다, 내가 가진 많은 것 중에서 손해나지 않을 만큼 조금 나누는 것이 사랑이고 봉사입니다. 아무리 바빠도 마음만 넉넉하면 사랑의 시간은 낼 수 있습니다”

자금은 별로 없어도 마음만은 넉넉한 문수면 새마을 부녀회는 2012년을 새로운 도약의 해로 정하고 가난한 문수, 자원 없는 문수를 극복하고 부자 북부를 초월하는 당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내성천을 끼고 있는 문수면은 자연이 아름다운 청정지역이었습니다. 그림 같은 물도리 마을과 수많은 보물이 있지요. 하지만 쓸 만한 땅은 시에 뺏기고 권선리에 쓰레기 매립장과 하수종말처리장이 들어오면서 청정지역은 악취가 풍기는 사람 살 곳이 못되는 지역으로 변해가고 있어요. 이제 축산폐수 시설마저 들어온다는데 앞날이 걱정입니다”

두 남매를 훌륭하게 키워 세상에 내보내고 동갑내기 남편인 전시영(61)씨와 4천500여 평의 쌀농사를 기본으로 5천500평의 밭농사와 20여 마리의 한우를 기르고 있다.

“지난해 1천500평 수박농사를 지어 2천만 원을 벌었어요. 고추 서마지기(900평)는 장마에 역병으로 허탕을 쳤습니다”

새벽에 따온 담배잎을 주절주절 엮어달며 아이들을 키워온 담뱃농사가 그리도 미련이 남아 차마 놓지 못하다가 올해부터 버렸다는 지회장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뚝뚝 묻어나고 있었다. 송아지를 받으러 간다며 축사로 향하는 지회장의 뒷모습은 가슴 넉넉한 어머니의 모습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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