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사람]안정면 새마을부녀회 정숙희 회장

“봉사란 마음의 준비에서 시작됩니다”

내줄리 부녀회장을 거쳐 안정면 새마을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정숙희(58)회장의 말이다.

아무리 바빠도 마음먹기에 따라 시간을 낼 수 있다는 정 회장은 1만2천여 평의 사과농사를 짓는 태양농원을 경영하면서 마을의 대소사는 물론 3천700명의 굿은 일을 도맡아하는 23개 행정마을 새마을 부녀회장들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4년의 마을총무를 맡아 하면서 새마을을 알게 됐어요” 24살 들면서 결혼을 한 그녀는 가난과 싸우며 일만 알고 살았다고 한다. 그것도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농장에서 살다보니 귀까지 어둡게 살아왔다고 억울해했다.

“부녀회장이란 이장님과 마을 대소사를 협의하면서 지도자님과 굿은 일에 앞장서는 자리입니다. 대표적으로 어버이날 경로잔치가 있고 소득사업으로 벌이는 재활용품 수집이 한해 2~3차례 있습니다. 옛날에는 결혼식이나 마을에 초상이 나면 마을 부녀회원들이 총동원돼 2~3일간의 끈끈한 정이 이어졌지만 농촌문화가 바뀌면서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예식 전날 부침게 굽는 정도가 전부인 세상이 되었지요”

마을 운영기금의 조달통로 역할을 하던 대소사가 예식장과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돈 문화가 만연하면서 지금은 수시로 벌이는 재활용품 수집이 마을 운영비가 되는 수입원의 전부라고 한다.

“내줄리는 고구마 재배농가가 많아 15톤 이상의 폐비닐을 모아 수집 보상비만 200~300만원을 받습니다. 마을 차량이 총동원되고 부녀자는 재활용품을 분리해 걷어 오면 힘센 남자들은 차에 싣습니다. 또 몇몇 부녀자는 유리병과 재활용품을 분리하며 음식을 장만하고 막걸리를 곁들여 새참과 점심식사를 하지요. 화합과 인정도 만남에서 나오며 고된 노동을 통해 협동정신이 계승되지요”

마을부녀회장 1년차에 면 회장을 맡았다는 정회장은 공식적인 면 행사는 면민 화합체육대회와 시민체전 등이 있지만 마을부녀회장들의 협조가 잘돼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며 웃는다.

“영주의 중심부인 안정면은 명품면입니다. 명품은 100점이 아닌 100점 플러스 알파가 있어야 비로소 명품이 됩니다. 때문에 평범할 수는 더욱 없습니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영주 봉현간의 구 국도정비와 여륵~동촌간의 풀베기를 4차례나 하면서 회원 상호간의 친목도모와 기금조성을 하고 있다는 그녀는 새벽4시 반에 회원들이 모이면 부녀회원들은 유리병과 돌 등의 쓰레기를 먼저 주워내면 남자회원들이 예초기를 메고 제초 작업을 하고 있으며 작업의 원활을 위해 3~4개조로 나누어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별보고 나와 한나절까지 고된 제초작업을 하고 나면 땀으로 범벅이 되지요. 제 모습 추한 줄은 모르고 남의 모습만 보고 서로 웃습니다”

빵 한 조각 우유 한잔으로 허기를 달래지만 회원 상호간의 두터운 우정으로 협동정신을 다지고 있다는 정회장은 헌옷 수집과 미역팔기 등으로 어렵게 모은 2천여 만원의 기금으로 불우이웃들에게 사랑의 연탄과 쌀, 라면 등을 전하고 있다. 또 독거가정을 돌며 이불 빨래는 물론 김장나누기 행사도 연례 행사로 치루고 있다.

또, 정회장은 마을을 지나는 자동차 운전자들이 도로변에 유리병을 버릴 경우 제초작업 시 작업자가 크게 다칠 수가 있으므로 유리병과 돌은 절대로 버리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3년의 초임을 끝내고 금년 초에 재선에 오른 그녀는 명품 안정면다운 조직의 화합과 단결에 힘쓰겠다며 야무진 포부를 밝히고 있다.

“해마다 축사를 돌며 방역을 해오면서 기금마련을 했었는데 올해부터 사업 자체가 없어졌어요”

사라진 방역 수입만큼의 수입보전을 위해 노는 땅을 얻어 수입을 올려볼 생각이라는 정회장은 소년소녀가장 돕기를 올해 사업에 추가해 열과 성을 다해 48명의 회원들과 힘과 뜻을 모을 생각이라고 했다.

친환경농사를 하면서 많은 퇴비를 넣은 덕분에 낙엽 반점병도 비켜가면서 풍년을 맞았다는 정회장은 절반 이상의 사과를 생산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택배사업을 수년전부터 해오면서 소득을 높이고 있다. 가족으로는 남편 오영규(62)씨와의 사이에는 출가한 딸과 공무원 아들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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