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사람]안정면 용산보건진료소 안 정 숙 소장

1마을 1놀이 문화갖기 운동 통해 농촌사회 활력
주민화합 통해 야생화마을 가꾸는데도 앞장

안정과 장수를 잇는 도로인 용주로 변에 수백 종의 야생화가 화단과 돌 틈을 가리지 않고 심겨져 있는 동화속의 작은집이 있다. 묵리와 여륵리 등 안정면 남부지역 5개 마을 647명의 주민들의 기초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용산 보건진료소(소장 안정숙.47)가 바로 그곳이다.

이곳에 근무하고 있는 안정숙 소장은 공중보건 장학금을 받으며 대학을 나온 뒤 1988년 봉화로 발령을 받았고 1997년 4월 용산진료소로 옮겨온 뒤 올해로 15년째 근무하고 있다.

“진료소장은 의사가 아니에요.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건강을 살피는 건강도우미입니다. 초창기에는 할머니들을 포함한 마을부녀회원들과 요가, 기공체조 등을 하다가 친목계 형식으로 월 5천원의 회비를 각출해 레스토랑 등 맛좋은 음식을 찾아다니다가 회원들이 손수 음식을 만들어 먹기도 했어요. 마을 발전을 의논하다가 야생화를 생각하면서 예가사(예쁜 마을을 가꾸는 사람들)를 조직, 열과 성을 다해 가꾼 결과 이장님의 도움으로 마을 자체에서 두 번의 축제를 열었고 시 보건소에서 열고 있는 한 여름 밤의 건강축제에 해마다 출품하면서 농외소득으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장수마을사업으로 문을 연 게이트볼의 활성화를 위해 운영비에서 매월 10만원씩의 현금을 지원하며 매주 수요일은 게이트볼 치는 날로 정하고 부녀회원들과 게이트볼의 붐을 일으켰으며 2009년과 2010년에는 영주YMCA와 함께 관내 유치원생과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밤 10시까지 방과 후 공부방을 열면서 보람을 얻기도 했다는 안소장은 주민들과 어울릴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웃는다.

“마을 뒷산이 안정의 영산 용암산입니다. 운영협의회(회장 황도명)와 협의를 한 끝에 농한기를 이용해 매월 한차례씩 산행을 했습니다. 회원들로 시작한 산행은 회를 거듭하면서 숫자가 늘어났고 70대 할머니들도 다수 참가하고 있어 눈 덮인 겨울산행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술과 도박으로 밤을 새우며 남의 흉으로 소일꺼리를 삼던 그 옛날 농촌농한기의 모습이 비록 연세 드신 어른들만 계시는 농촌이지만 운동을 하고 취미생활을 하면서 어른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수년전부터 1마을 1개 놀이문화 갖기 운동을 펴면서 용산1리는 풍물을 담당하고 용산2리는 민요를 맡아 맹연습을 한 끝에 지난해 12월 자치위원들과 함께 면사무소 2층에서 발표회도 가졌다고 한다.

“82세 할머니도 부채춤을 추었는데 고운 한복에 태극 부채를 휘날리며 그렇게 예쁘게 춤을 추셨어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며 70대 할머니에게서 가능성을 발견했어요. 또 할머니들이 열의를 가지고 즐거워하시니 보람된 일이지요.”

1마을 1놀이 문화 갖기 운동은 연로하신 어른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방법인 동시에 새로운 놀이문화를 여는 지평선이며 잊혀져 가던 전통문화 발굴 및 계승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안소장의 생각이다.

“다음 주부터 행복대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20명의 주부들로 구성된 풍물패들의 사물놀이를 시작으로 선비체조를 연습하며 금연 절주를 위한 교육도 열고 있어요. 또 2월부터 주1회씩 6주간 한방진료를 계획하며 장수마을다운 건강한 100세 시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안소장은 “변화를 즐기는 사람은 쉽게 실증을 느끼지만 변화를 두려워하는 보수적인 어른들은 변화의 싹만 튀우면 오랫동안 열정을 보이는 것이 심리적 통계”라며 “10여 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변화의 물꼬를 텃으니 지금부터 어른들이 흥미를 가지며 적극 참여할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틈만 나면 주민들이 진료소를 찾도록 주민들의 구심점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민들을 자주 만나야 건강상태는 물론 동향까지 알게 되지요. 몸이 아픈 어른과 마음이 아픈 어른도 가려내야 합니다. 문제는 여간 가깝지 않고선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가정사로 인한 마음의 아픔은 근본적으로 해결해 드릴 수는 없어도 아픔을 어루만지며 함께할 때 슬픔과 고통도 절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안소장의 생각이다.

“주민들이 모이면 문화가 모입니다. 예가사와 게이트볼, 풍물 등 마을을 이끌고 있는 60대를 축으로 70대는 경기민요, 선비체조 등으로 마을과 세대별로 전통문화를 계승하고 1마을 1놀이 문화 갖기 운동을 적극 펼쳐갈 생각” 이라는 안소장의 마을자랑은 끝이 없다.

코레일 직원인 부군 송일선(48)씨와 사이에는 명진(17)군 등 아들형제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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