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중의 생각의 창문

천국과 지옥은 어떤 곳일까? 천국에 가면 금은보화가 가득하고 길에는 유리로 포장이 되어 광채가 가득하다고 한다. 그리고 사시사철 꽃이 가득하여 향기가 넘치고. 천국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밑바닥에는 물질에 대한 숭배가 깔려 있다. 지옥은 무섭다고 한다. 뱀이 득실거리고 불이 활활 타기도 하며 얼음이 얼어서 지나기에 무척 고통스럽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도 악한 행위를 경계하는 인간 사고의 일단을 보여주는데 불과하다.

이런 천국과 지옥의 개념이라면 나한테는 별 의미가 없다. 꽃은 피고 질 때가 아름답다. 필 때의 설레임과 질 때의 안타까움 같은 것은 너무나 인간적이다. 항상 피어 있는 꽃은 이미 꽃이 아니라 조화에 불과하다. 꽃의 향기도 바람에 살랑살랑 불어올 때가 향기로운 것이지 진하면서 계속 불어오는 향기는 독부의 향기와 다를 것이 없다.

어떤 글에서 천국은 상황이 점점 좋아지는 것이요, 지옥은 상황이 점점 나빠지는 것이라는 문구를 읽은 적이 있다. 쾌재를 불렀다. 지금까지 천국과 지옥에 대하여 이렇게 명쾌하게 쓴 글을 보지 못했다. 천국과 같은 가정이란 슬픔에서 점차 벗어나 기쁨이 있고 점진적으로 행복해지는 가정이란 뜻이다. 지옥과 같은 가정이란 기쁨이 슬픔이 되고 행복이 절망이 되어 온 가족이 이리저리 갈라져서 고통스러운 상황으로 변해가는 것을 말한다. 정말 그럴싸하다.

상황이 어려워지는 것만큼 참을 수 없는 것은 없다. 상황이 좋아진다는 보장만 있다면 현실의 괴로움은 얼마든지 참아낼 수 있다. 그러므로 각자가 살아가는 삶이 바로 천국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천국이란 생각을 하면 여지없이 상황은 좋게 변하는 것이다.

아울러 천국과 같은 사람을 만드는데 필수적인 요소가 참을성이다. 상황은 금방 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살아가는 사람의 참을성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상황을 참지 못하고 뛰쳐나가게 되면 곧 상황이 악화되어 다시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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