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사람]동네 발전을 위해 온 몸을 불태우는 1급 장애인 “효자” 석진영 씨

휠체어를 타고 동네를 누비며 마을 화합과 발전을 위해, 동네일이라면 밥도 안 먹고 잠도 안 자고 일하며, 마을에 길흉사가 생기면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에 앞장서는 사람이 있어 칭송을 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영주시 문정동에 사는 석진영(石辰榮, 48)씨 이다.

석씨는 영주 영광중학교를 졸업한 후 1982년 영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집이 가난하여 대학진학을 할 수 없게 되자 자기 마음과 깊은 약속을 다짐하고 서울로 떠났다. 밑천은 누구보다 건강하게 타고난 몸을 무기로 대학진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밤낮 없이 일을 한 결과 1년이 지나자 통장에는 대학등록금이 모였다. 대학진학을 눈앞에 두고 꿈에 부풀어 일하고 있는 어느 날 밤이었다. 짐을 운반하는 2.5톤 트럭에 짐을 가득 싣고 뒤에서 짐을 묶는 줄을 힘껏 잡아당기는 순간, 고무줄이 탁 터지면서 튕겨나가 머리를 시멘트바닥에 박고 목뼈가 부러져 의식을 잃은채 병원으로 실려 갔고, 몸에 전신마비가 왔다. 서울 병원에서 꼬박 3년을 치료했다.

그러나 의사는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내렸다. 겨우 한쪽팔로 휠체어를 굴리며 컴퓨터를 작동할 수 있는 상태로 집으로 왔다. 5년을 따라다니며 뒷바라지를 하던 어머니가 오매불망 빌던 아들의 완치를 못 본 그 충격으로 뇌졸중으로 쓰러져 회복이 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석씨의 어머니 구순노모는 “돈 없는 가난이 원수로 제 손으로 돈을 벌어 공부를 하려다 저 모양이 되었다. 다 못난 어미의 죄다” 고 목이 매어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석씨는 14년 전에 문정청년회를 창립, 지금 회장은 정윤교씨(46), 회원 33명의 사무국장으로 자부담 5천 300만 원, 시·도비 1억으로 지난 5월 문정마을회관 대지 73평 건평 30평을 준공했다. 문정청년회는 10년째 어버이날 동네 경로잔치를 하며, 잔치와 함께 치약 칫솔 수건 등을 선물한다. 재원은 회원 자부담과 유지들의 지원으로 하며, 지난 5월에도 300만 원을 들여 마을잔치를 베풀었다.

이 마을 나진 할머니(88)는 석씨에 대해 “동네일이라면 밥도 안 먹고 잠도 안자고 일하며, 비록 몸은 다쳤지만 정신은 건강하다. 마음은 누구보다 건강하며 어머님을 잘 모시는 효자다”고 칭찬했다. 석씨는 “마을 젊은 사람들은 자기 일과 직장에 바쁘기 때문에 장애인인 자기가 맡아 일하고 있다”며 “문정동은 3개 자연부락이 흩어져 있어 서로 소원했는데 청년회가 주축이 되어 동네잔치를 한 후 3개 부락이 하나로 화합되는 것을 보여줘 무엇보다 기쁘다. 무슨 일이던 내 몸으로 노동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라고 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부족한 자신을 아껴주는 동네 어른들이 자기 말을 따라주는데 삶의 보람을 느낀다”고 자신감이 가득했다. 1급 장애인 석씨는 영주성민감리교회 권사로 독실한 기독교인이며, 3급 장애인 어머니 이화분(85)씨를 모시고 모자가 살고 있으며, 어머니에게 지극한 효도를 해 마을에서는 “석효자”로 불리고 있다. 박하식 프리랜서기자hasik3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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