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사람]김인순(金麟舜) 전 풍기발전협의회장

제 것 좋은 줄 모르고 있다가 남이 좋다고 하니 그제서야 좋은 것인 줄 아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이는 제 것에 대한 기록이 없고 또 잘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 것에 대한 올바른 기록을 남겨 후대들이 알고 깨달아 발전된 변화를 가질 수 있게 해야 한다. 이것이 곧 역사의 힘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은 일들을 기록하고 그리고 선조들의 사적자료를 수집하여 이를 한데 묶어 귀중한 지역역사를 정립하는데 크게 기여한 사람이 있어 소개한다.

김인순 전 풍기읍발전협의회회장은 풍기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과 학창시절도 이곳에서 보냈다. 군 생활을 마치고, 20대 때 풍기면사무소 근무를 시작으로 영풍군청, 보건소, 영주시청, 영주시의회에서 32년 7개월간의 공직생활을 하다가 2001년 12월에 정년퇴직을 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로서 그 기간 동안 일하면서 살아 온 내용을 수 십권의 일기장과 업무비망록에 기록 보관해 오고 있다고 한다. 톨스토이가 대문호가 된 것은 일상사의 기록인 일기를 계속 써왔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김 회장이 쓴 책은 ‘뒤 돌아 보는 길이 아름답다.’, ‘풍기인삼 천 오백년’, ‘지역산업을 알고 미래를 열자’, ‘근대화의 선구자 구당 이풍환 선생’, ‘다시 태어나도 이 땅에 상, 하권’등이 있다.

특히 ‘뒤 돌아보면 아름답다’는 부모와 아내, 두 자녀를 둔 가장으로 가족 간의 사랑과 또 가까운 친지간의 진솔하고 정이 넘치는 삶의 모습이 듬뿍 담겨져 있어 감동을 준다.

그리고 ‘다시 태어나도 이 땅에 상, 하권’에는 공직생활과 지역사회에서 활동한 내용이 적나라하게 엮어있고 주옥같은 글들에서 ‘인간 김인순’은 삶에 얼마나 최선을 다했고 고향을 사랑했던가를 잘 알 수 있다.

평소 향토문화사에 관심을 가지었던 김 회장은 “2000년도에 들어 서자 풍기초등학교, 풍기인삼협동조합, 성내교회가 설립 된지 곧 100년이 된다는 얘기가 주위에 나돌았습니다. 그 무렵 풍기읍 발전협의회장직을 위촉 받게 되니 중요한 역사적 길목에서 지역에 정통성을 유지해 보려는 메시지가 머리에 들어 왔습니다. 이를 실천하고자 풍기 백년사 편찬위원회를 설립하였고 저의 필생사업이란 각오로 회원들과 주민들의 적극적 협조를 받아 지금까지 집필에 전념했습니다. 주위 분들의 좋은 글과 자료가 큰 힘이 되었으며 그분들에게 깊은 감사드린다”고 했다.

▲ 풍기 백년사
구한말이었던 1908년 풍기초등학교, 풍기인삼협동조합, 성내교회(1907)까지 100주년을 맞는 경사가 겹치게 되었다. 그간 치욕적인 일제 강점기, 해방과 그 이후 혼란, 6. 25 동족상잔, 5. 16혁명, 조국 근대화, 12. 12 사태, 민주화 운동 등 많은 변화가 있었던 백년의 세월이었다. 이 파란만장한 격동의 사연이 총망라된 풍기 1백년사의 자료는 완비 되어있으나 애석하게도 예산관계로 아직 출판이 미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 풍기초등학교 백년사
100년을 맞는 풍기초등학교는 많은 졸업생과 훌륭한 인재를 배출 하였다. 학교에서 보관된 자료는 한정되어있고 산재된 귀한 자료를 백방으로 뛰면서 수집해야했다. 설립자인 당시 군수 권병선 님, 그 분의 원적만을 찾아내는 것도 몇 주가 걸렸고 퇴색된 졸업사진들, 긴 세월 그 시대 사연을 담은 자료를 힘들게 모아 이루어낸 백년사는 645쪽으로 출판되었다.

▲ 풍기인삼협동조합 백년사
영초(靈草)라 불리는 인삼의 고장인 풍기이다. 1908년 구당 이풍환 선생이 인삼조합을 설립하고 초대회장이 되었다. 백년의 세월 간 애로와 영광의 순간들이 점철되면서도 그래도 괄목할 정도로 발전된 인삼 생산지로 정착 되었다. 앞으로 풍기인삼이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을 노력의 묘안을 희구하는 바람이 담겨져 있으며 658쪽으로 출판되었다.

▲ 풍기금계중학교 60년사
많은 자료와 글을 학교로부터 받았으나 책으로 만들기 까지는 보충해야할 자료가 적지 않았다. 창립자의 교육열정으로 풍기 인재가 양성되었고 지역발전에 지대한 영향은 주었다는 점에 큰 관심을 갖게 했다. 700쪽으로 출판되었다.

▲ 풍기성당 60년사
개화의 물결을 타고 터를 잡아 많은 교화사업을 이룬 풍기 성당. 사진으로 볼 수 있는 공소 30년, 본당 30년. 기나긴 6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320쪽으로 출판되었다.

▲"지역 산업을 알고 미래를 열자." 와 "근대의 선구자 구당 이풍환 선생."이란 책자
풍기 경제의 3대 원동력인 인삼과 직물, 그리고 능금, 3종의 시작에서부터 과정과 현재와 미래의 활로개척에 대한 메시지가 담겨있고, 또 풍기가 인삼 주산지로 자리 잡기까지 선구자의 역할과 활동이 중요했다는 내용이 상세히 기술한 책이다. 이렇게 노력해 온 김인순 회장은 “풍기를 바로 보고 바로 알아야한다”고 하였다.

고(故) 유계 송지향 선생은 1994년 12월 14일자 일기에서 “아침 출근길에 김인순 군이 들르다. 광복단 기념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신중하면서도 창의성, 판단력을 지닌데다가 오랜 실무경험으로 군(君)은 일의 방향과 절차에 좋은 의견을 들려주다. 이번 사업에 큰 힘이 될 동지”라고 적었다.

김하리 시인은 ‘김인순! 그는’이란 축시에서 “<전략>... 능금 꽃 하얗게 피고, 알알이 붉은 열매 맺으면/ 그도 알알이 영근 능금이 되었고/ 날줄과 씨줄이 만나는 공장에 서면 비단이 되었으며/ 인삼밭에 가면 인삼이 되었다./ 그가 풍기를 너무도 사랑하여 행복 했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부인하지 않았다./ 애어(愛語)로 밀어(密語를 나누며 그토록 사랑한/ 풍기는 그의 애인이었으므로. <후략....>” 시의 일부이다.

전 우 성 시민기자 lkj10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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