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사람] 우리복어식당, 아모르웨딩 대표 장태용씨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처고모님이 서울 세운상가에서 1,2층으로 된 큰 복어집을 하고 있었어요. 거기서 복어요리를 배웠지요. 하지만 콩나물 무침은 제가 개발한 겁니다.”

아모르웨딩 사무실에서 만난 아모르웨딩 장태용(62)대표의 말이다.

장대표는 영주초등학교 앞에서 30년째 ‘우리복어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2004년에 설립된 아모르웨딩 대표를 맡고 있다.

“우리복어식당은 복어식당을 하던 전 주인이 고향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81년에 인수해 지금까지 하고 있는데 벌써 30년이 다 됐네요. 세월 한 번 빠릅니다. 몇 년 전부터 택배를 하고 있어서 우리복어가 안 가는 데가 없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인천, 남해, 마산, 울산 등 바닷가 동네에서 우리복어를 시킨다는 거죠.”라며 환하게 웃는다.

장대표는 지금도 1, 2층 식당을 오르내리며 써빙을 하고 손님 테이블에서 직접 콩나물을 무쳐 내놓는다. 우리복어식당의 콩나물무침은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복어식당의 별미다. 필자도 그 콩나물무침에 매료되어 20년 이상 단골이다.

장대표는 “더러는 ‘이제는 그거 좀 안하면 안 되니껴? 돈도 벌만큼 벌었고 연세도 있는데’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 그럴 생각은 없고 ‘그 사람 참 성실하다.’라는 얘기가 듣기 좋아요.”라고 말한다.

“한 번은 MBC PD 라는 분이 와가지고 ‘한 20년 전에 새벽에 고무신을 신고 우리가게(우리복어식당)앞을 쓸고 있는 걸 봤다.’면서 ‘아직, 그 사장님이시네요.?’ 라며 뭐라더라 새벽을 연단가? 새벽을 여는 사람들인가? 하는 프로에 취재 좀 하자고 하는 걸 안한다고 했는데...”라며 말끝을 흐린다. 장대표가 오늘 필자의 취재의 응한 것은 아마 그의 복어식당에 필자가 오랜 단골이라 거절치 못했으리라 짐작한다.

“이제는 복어 집 대부분이 콩나물무침은 하지만 그 전에는 우리집만 했어요. 한 번은 대구에서 복어집을 한다는 분이 왔는데 ‘콩나물을 어떻게 무치는지 배우러 왔다.’고 하더라고요. 도청근처에서 복어집을 하는 분인데 그 분이 말하기를 하루는 영주에서 왔다는 공무원들 몇이 와서 여기는 콩나물 안 무쳐 주냐고 하드래요. 그래서 그 공무원들에게 물어서 우리집을 찾아왔다고 하데요. 그 분 말고도 복어요리 배운다고 여럿 다녀갔어요. 외지에 단골도 여럿 있죠. 인천의 ‘해창개발’ 박 회장님도 영주오시면 꼭 와서 드시고 포장도 해가시고 해요. 또 영주가 고향인 여자 분이 시집가서 친정 오면 우리 집에 꼭 들린다는 분도 있어요. 몇 일전에도 애기를 데리고 신랑이랑 함께 왔다고 인사하데요. 그럼 디기 반갑지요 뭐” 라는 장대표의 ‘많이’ 라는 뜻의 ‘디기’라는 우리지방 사투리가 정겹게 들린다.

우리복어식당은 설날과 추석에도 단 하루 밖에 쉬지 않는다. “우리집을 찾아오는 손님들이 발길을 돌려서는 안 된다는 거지요. 식당식구(식당 종사자)들이 집사람과 아들 나까지 포함해서 6명인데 아들은 지난 광복절 날 결혼했어요. 우리예식장(아모르웨딩)에서 그 날은 특별히 하루 우리복어집 문 닫았죠. 우리 며느리는 대전 시청에 다녀요. 아들이 여기 식당에 있으니까 주말부부죠.”라며 슬쩍 며느리 자랑을 한다.

장대표는 아모르웨딩을 2004년부터 지금까지 운영해오면서 연말과 세밑이면 더욱 쓸쓸함을 느끼는 영주시 관내 불우 어르신들을 초청, 불고기 파티를 열어주고 선물까지 챙겨주고 있다.

“올해도 17일 날 모시기로 했는데 인원수는 적게는 500명에서 많게는 1천명이고 행사 전에 시에서 정확한 인원을 연락해준다고 했는데 전화가 왔어요. 구제역 때문에 행사하지 말라고... 아쉽고 안타깝지만 할 수 없죠. 거 참, 한 사람의 부주의 때문에 일이 말도 못하게 커지네”라며 안타까워하는 장대표는 지난달 19일 영주시종합사회복지관에 연탄 5천장을 기증했다.

또 25일에는 봉화군청 복지과에 불우노인들과 어려운 이들에게 전달해달라고 연탄5천장을 기증하기도 했다.

“복지관에서 하는 자선음악회를 통해서 독거노인이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고 연탄을 기증했고요. 지난 10월 달에는 우리밭에서 농사지은 무 40kg 6자루를 인연이 있는 일남 양로원에 드렸어요. 이유가 뭐 있나요. 영주에서 영주시민들이 이 만큼 먹고 살게 해줬는데 이 정도는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지요.”

장대표는 고향이 평은면으로 수몰예정지라고 한다.

“자식들 다 자리잡아주고 노후에는 평은에 들어가서 황토집 짓고 살고 싶어요. 힘이 되면 평은면에 도움이 되고 싶어요. ‘장학재단을 설립해 어려운 학생과 어려운 이웃을 돌보면서 살면 어떨까?’ 해요. 우리 집사람이 나한테 시집와서 여태껏 고생했는데 노후에는 편하게 좀 살게 해 주고도 싶고...” 라는 장대표는 아모르웨딩 사무실벽에 걸린 시계를 보더니 ‘이만 식당에 가봐야겠는데요.’라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안경애 시민기자agh3631@y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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