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신문이 만난 사람]영주 은장도 공방 고준정씨

각종 공모전 입상 두각...인재양성 장학금 기탁도

“요즈음은 한복 노리개 장식용으로 많이 나가고 아주 작게 만들어서 핸드폰 고리로 많이 나갑니다.”

영주역 앞에서 ‘영주 은장도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무형문화재 제15호 영풍장도 이수자 고준정씨(여.53)의 말이다. 은장도는 몸에 지니는 자그마한 칼로 일상생활에 쓰기도 하고 호신, 자해 및 장식의 역할도 한다.

6~7평 남짓한 영주 은장도 공방에는 은, 나무, 무소 뿔 등의 재료를 이용한 크고 작은 은장도들과 은반지, 진주 등을 부착한 은 펜던트와 은 브로치, 은 위에 칠보 유약으로 그림을 그린 여러 가지 장신구들이 있다.

그러나 한 유리 진열장에는 천으로 만든 노리개가 가득하다. 자세히 보니 다양한 색깔의 조각천을 이용한 노리개, 천 자체에 문양이 있는 것, 천에 수를 놓은 것 등 다양하다.

“이것이 노리개의 일종인데 ‘바늘 절기’라고 하더라구요. 여기 보면 바늘 넣는 곳이 있어요. 바늘 넣는 곳에 머리칼을 넣어 놓죠. 그 위에 바늘을 꽂아 놓아야 바늘이 녹슬지 않고 상하지 않아요. 요즈음도 연세 드신 분들은 바느질 할 때 머리에 한두 번 긁고 시작하잖아요.”라며 검지로 자신의 머리를 두어 번 긁어 보인다.

“바늘절기는 외할머니 작품으로 현재 문단에 거주하시고 연세가 101세입니다. 우리 외할머니 돌아가시기 전에 취재 한번 하세요?”

그녀는 30대에 지금은 돌아가신 풍기에 사시던 경상북도 무형문화제 제15호 영풍장도 장(匠) 김일갑 옹으로 부터 사사를 받아 2001년 영풍장도 전수 장학생에 선정, 2006년 이수했다.

그녀는 2003년 제33회 경북공예품경진대회를 시작으로 2006년 경북관광기념품경진대회 입선(창작아이디어부분), 2008년 제12회 경북관광기념품경진대회 특선, 2009년 제13회 경북관광기념품경진대회 장려상, 그리고 지난 7월 제40회 경북공예품경진대회 장려상을 수상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특히 그녀는 지난해 제13회 경북관광기념품경진대회 장려상으로 받은 상금 50만원을 영주시청 인재양성과에 인재양성장학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제35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에 우리 스승님(고 김일갑)도구로 ‘십장생 은장도’를 출품했는데 특선이라고 연락을 받았어요. 14일에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시상식이 있어 오라하더군요”라며 환하게 웃는다.

그녀는 스승 김일갑선생으로 부터 ‘아버지를 닮아 솜씨가 좋구먼’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가 살면서 제일 기뻤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힌다.

그녀의 선친은 2004년 돌아가신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22호 봉화유기장 고해룡 선생이며 지금은 그녀의 오빠인 고태주 선생이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22호로 봉화유기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얘가 조카인데 오빠 딸이죠. 결혼해서 어린애가 둘인데 은장도 배운다고 봉화에서 매일 출근 한답니다. 손재주가 있는 데다가 열심히 하니 너무 좋습니다.”라며 곁에 있는 조카 고경혜(29)씨의 손을 꼭 잡는다.

안경애 시민기자 agh3631@yj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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