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중의 생각의 창문
어떤 사건을 계기로 학생과 상담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 학생은 자기의 잘못을 쉽게 인정하지 않았고, 오히려 별 잘못한 점이 없다는 투로 따져 들었다. 괘씸한 마음이 들어서 잘못된 점을 요목 조목 따졌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
시간이 좀 지났을까? 그 학생은 '선생님께서 왜 이러냐'는 투로 말을 하기에 생각지도 않게 '너가 소중하기 때문이야.'라고 말하였다. 이 말을 듣자 말자 학생은 눈물을 흘리면서 자기가 잘못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아주 가깝게 감정을 공유하면서 잘 지내고 있다.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사람이 고귀하다.'는 것을 듣고 배우지 않은 사람은 없다. 우리 모두는 추상적으로 그 의미를 알고 있다. 그러나 그 어린 학생을 통하여 '소중한 존재'가 그렇게 중한 것인지를 뼈저리게 깨달았다. 농부가 식물을 소중하게 여기면서 노래를 불러주면 예쁜 열매를 맺는다는 말을 알 것만 같다.
교육이나 농사는 마찬가지다. 지식을 가르치기 이전에 소중하고 고귀한 존재이므로 학생을 보석 다루듯이 다룬다면 많은 열매를 맺을 것만 같다. 그렇게 되면 요즘 문제가 되는 많은 비교육적 현상들도 치유될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