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회의와 함께하는 우리 시 읽기

조영옥(1953~)


물이 아름다운 것은
물 속에 하늘과 산과
무성한 풀과 나무가 잠겨
있기 때문이다.
나의 빛깔이기도 하고
너의 빛깔이기도 한 것을
가두어 숨기지 않고
비춰 보이기 때문이다.
남에서 흐르는 물과
북에서 흐르는 빛이
넓은 가슴으로 하나 되어
흘러가는 길목에
우리는 눈 부신 표정으로 서 있다
오욕의 먼지가 세상에 가득하더라도
지금은 허허로운 한 때
너의 사랑으로
나를 씻어내는 때
나의 사랑으로 너를 일으켜
세우는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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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옥은 해직교사 출신으로 우리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우리나라 전교조 역사의 산증인이다.
자칫 과격할 것 같은 그녀의 심성에는 남북의 강물을 하나로 묶고 싶은 넓은 가슴이 있고 오욕의 먼지로 뒤덮힌 이 세상을 정결하게 닦아내고 싶은 따뜻한 사랑이 넘쳐 흐른다.
곧 가을이 온다.
가을이 오면 우리는 결심해야 한다.
"지금은 허허로운 한 때
너의 사랑으로 나를 씻어내는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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