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중의 생각의 창문

단테의 신곡은 지옥을 9계단으로 나누고 있으면서 가장 깊은 지옥에서는 세 개의 얼굴을 가진 악마의 대왕 루치 펠로가 반역자 유다, 부르트스를 아귀아귀 씹고 있는 장면이 나온다.
이 세 명은 반역자이면서 배반자들이다. 가룟 유다는 그의 재능을 너무나 사랑했던 예수님을 배반하였고, 부르트스는 그를 사랑하였던 시저를 배반하였다. 이런 내용으로 보면 단테는 가장 문제가 있는 인간형으로 배반자를 꼽았던 것 같다.
공자가 즐겨 썼던 말 중에 '항심(恒心)'이 있다. '한결같은 마음' '변치않는 마음'으로 해석해도 좋을 듯 싶다. 사람이나 사물에 대하여 환경이 변하더라도 마음이 변치 않아야 한다는 말이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면 '항심의 삶'을 살아가기보다는 '배반의 삶'을 살아가는 것 같아서 무척 안타깝다. 이리저리 서로 얽혀드는 것이 욕망의 뱀들이 서로 엉켜드는 것 같기도 하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으니까 서로 얽혀서 살자던 태종 이방원의 하여가(何如歌)에 대하여 죽을지언정 마음만은 변할 수 없다는 정몽주의 단심가(丹心歌)가 그리운 요즘이다.
그렇다고 이런 일들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도 없고 마땅한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단지 우리 마음 속에 단테적인 심판과 판단을 가져야 할 것이고 언젠가는 우리들의 가능한 방법으로 행동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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