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

나는 개인적으로 카레를 좋아하지 않지만, 외근이 많은 관계로 일본의 식당 어디에서나 값싸고 빨리 나오는 카레로 한끼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동네 어디를 가도 있는 덥밥집이나 소바집, 라면집 등등. 일본의 식당은 대부분 카레를 취급하고 또 카레를 쉽게 접할 수 있다.

덥밥집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식당에서 카레라이스의 가격은 400엔에서 600엔 정도로 싼값에 한끼를 해결할 수 있다. 집 근처에 있는 인도요리나 타이요리집에 가도 카레요리는 1000엔을 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얼마 전 텔레비젼 방송에서 보니 일본인들은 1년에 평균 66번 카레요리를 먹으며, 특히 여름에는 1주일에 두번 이상 카레요리를 먹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카레가 여름을 이기는 힘이 되는 요리로 약간의 매운맛도 있고 한약제도 많이 혼합된 관계로, 한국의 삼계탕과 같은 여름 보양식의 역할을 한다고 한다. 일본인이 좋아하는 불고기와 카레요리는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를 끄는데, 불고기보다 카레를 먹는 빈도가 많다고 한다.

그럼 왜 일본인들은 카레를 좋아하게 되었을까? 일본은 명치유신 이후 몸은 비록 동양인지만 서양의 모든 것을 받아들여 서양화 한다는 정책을 유지하면서 오랜 시절을 보내어 왔다. 그 덕분에 음력 사용도 중단하고, 서양 의학과 교육은 물론 정치 경제 의식주에서도 서양화를 단행하였다. 그 본보기가 주로 같은 섬나라이며 왕권국가인 영국이었고 영국의 제도와 습관을 그대로 차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음식문화에 있어서도 영국의 상류 층이 좋아하던 카레를 받아들여 먹기 시작하였고 일본화 하였다. 그 결과 일본의 식단에도 카레가 보급되었고 일본인의 음식문화를 바꾸어 놓은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카레를 인도의 것이 아니라 영국의 것으로 잘못 알고 있었던 원인도 있다. 아마 일본인들이 카레가 인도의 것으로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면 아마 일본의 카레문화는 지금보다는 뒤떨어졌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일본인들의 카레문화는 일본사람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1호로 손꼽을 만큼 많이 발달하여 있고, 특히 여름에는 보양식의 개념으로 더욱 발전하여 덥고 힘들 때 카레를 먹는 문화로 발전하였다. 오늘 저녁 나도 카레 요리를 한 번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덥고 힘든 여름이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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