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원 주인 봉현면 오현2리 최돈숙씨

"박카스라도 한 병씩 사드려야 하는데 저렇게 점심까지 전부 준비해와 일을 해주니 어떻게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29일 시청 공무원들의 농촌일손돕기가 한창인 봉현면 오현2리 1만5천평 과수원에서 과수원 주인 최돈숙씨(70)가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던진 말이다.

최 씨는 "예년 같으면 하루품값 3만5천원에 사람을 사서 며칠간 해야 할 일들을 공무원들이 나서주는 바람에 하루 만에 모두 끝내게 됐다"며 사과 적과작업에 나선 공무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매스컴에서 하도 떠들어서 다 아는 일이지만 요즘 농촌에는 젊은 사람은 없고 모두 늙어 꼬부라진 노인네들 밖에 없으니 농사를 어떻게 짓겠습니까" 산을 올라가며 가파르게 조성돼 있는 1만5천여평이나 되는 최 씨의 과수원은 일흔이 넘은 노부부 둘이서 농사를 짓기에는 무척 벅차 보였다.

지난해에는 사과 가격이 폭락해서 애써 지은 1년 농사가 품값도 못 건질 뻔했다는 최 씨는 올해는 그나마 공무원 덕에 노동비가 크게 절감될 것 같다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사과 출하가 한창일 때인 작년 초가을 사과 가격이 상품의 경우 상자당 1만원~1만5천원,하품의 경우 3~4천원에 거래가 형성돼 못팔고 있다가 올3월에 그나마 가격이 상자당 5천원씩 올라 내다 팔았죠"

최 씨가 지난 3월에 이렇게 내다 판 사과는 모두 4천만원. 여기에다 농약값과 품값, 저장비 등 소요경비 2천5백여 만원을 제하고 나면 그 넓은 과수원에서 남은 것이 고작 1천5백 만원이란다.

1년 뼈 빠지게 고생해서 농사를 지었지만 겨우 한 사람 인건비 밖에 안 됐다는게 최 씨의 설명이다.

"다른 농사 없이 과수원 농사만 지어서 딸 넷을 시집보내고 아들 하나도 결혼해 포항에서 직장생활을 한다"는 최 씨는 "더 늙기 전에 젊은 사람들이 농촌으로 돌아와 농사를 즐기며 짓는 그런 세상이 왔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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