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인터뷰] 영주교육청 박상오 교육장

“예로부터 학문을 숭상한 소수서원의 교육 전통과 지역민들의 학교교육에 대한 신뢰와 성원, 그리고 단결된 영주 교육가족의 교육적 열정이 함께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는 지난 6월 ‘으뜸 영주 교육 실현’이라는 슬로건 아래 다양한 교육 정책을 통해 변화를 추진한 결과 2년 연속 지역교육청 평가 최우수 교육청으로 선정된 데 대해 지역교육의 수장인 영주교육청 박상오 교육장(57)이 한 말이다.

▲ 2년 연속 도내 최우수 교육청 선정

박 교육장은 “교육장이 어떤 생각을 갖고 어떤 정책을 추진하느냐에 따라 지역교육도 달라진다”며 “지금까지 학생들의 학력신장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선비 체험과 선비 정신교육을 통한 인성교육으로 타지역과 차별화된 교육 정책을 펼쳐온 결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 우리고장의 교육은 지난 6월 박상오 교육장이 부임한 이후 전국 최초로 글로벌 인재 양성 특구로 지정된 영주시의 각종 지원책과 맞물려 상당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글로벌 인재양성특구 지정에 따른 영어 체험센터 개설과 지원조례, 교육 현장에 직접적인 지원이 가능토록 정한 ‘학교 교육 환경 개선 보조금 지원조례’, 지역의 뛰어난 인재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는 ‘인재 육성 장학재단’ 등이다.

영주영어체험센터는 교과부의 우수 영어체험센터 경영 사례로 선정되었으며, 싱가폴 교장단 등 외국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1천 300여 명의 방문객이 찾아 거점형 영어체험센터의 우수 모델로 벤치마킹되고 있다.

박교육장은 “으뜸 영주교육을 이끌어낸 또 다른 기반은 영주시를 비롯한 지역 사회 전체가 교육적 동반자로서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며 타 지자체에 비해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영주시에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부임 이후 영주지역은 사교육비를 덜 들이는 지역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영어체험센타는 7천 900명의 초등학생들이 혜택을 보고 있고 경북도내에서 가장 많은 원어민 교사를 확보하고 있어 학부모들이 이젠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안보내도 될 만큼 양질의 영어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박 교육장은 “학교에서 공교육을 열심히 하면 사교육은 필요없다”며 “일부 학부모들이 옆집에서 아이를 학원을 보내면 우리집 아이도 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은데 기본적으로는 학부모들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교육장은 “아무리 좋은 행사라도 학생들의 학력이 부진하면 학부모가 인정하겠느냐”며 “방과후 및 방학 중에도 우리지역의 학교는 교실문을 닫지 않고 ‘학습부진학생 없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각종 교육프로그램과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박교육장의 신념은 지난해 우리지역 학생들의 학력이 경북은 물론 전국 상위권을 유지하는 성과로 나타나 지역 사회와 학부모로부터 신뢰를 다지는 기회가 됐다.

▲ 교사가 변해야 학교가 변한다

박교육장은 “수시로 여론조사를 해보고 있는데 만족도 등에 있어 예전하고는 교사들의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며 “교사가 교육의 핵심인 만큼 교사가 변해야 학교가 변하는데 그러한 변화가 실제 눈에 보인다”고 말해 현장 교사들에게 자긍심을 심어 주기도 했다.

실제 영주교육청은 교사들을 대상으로 수업명인제, 교내자율 수업장학, 명사초청 교원연수회, 인성교육 및 교실수업개선을 위한 ‘에듀 스터디 동아리’ 운영, 교원교과연구회 지원 활동, 교과교육 워크숍 실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영주지역 교사들의 수업 기술을 진일보시키고 교실수업 개선 및 인성교육 분야에서 다수의 전국대회 1등급 연구 교사 및 도단위 수업 명인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으며, 3년 연속 자율수업장학 우수교육청의 영광을 차지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최근 학생수가 줄고 학교간 경쟁이 심화되면서 불거지고 있는 지역 인재의 외지 유출에 대해서도 박교육장의 생각은 확고했다.

“중학생이 4천 400여 명이고 고등학생이 4천 700여 명인데 지역 학생들의 외부유출은 거의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언젠가 어느 학원에서 특수목적고 합격 축하 현수막을 내다 걸었는데 오히려 부끄러운 일입니다. 지역 고교가 선의의 경쟁을 하기 때문에 매우 안정되어 있어 공부잘하는 학생들도 대부분 관내에 진학하고 있습니다”

박 교육장은 “오히려 외지에서 우리 영주로 유학을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업계 고교의 특색을 제대로 살려 전국에서 진학하고 있는 풍기지역의 경북 항공고를 그 사례로 꼽았다.

박 교육장은 학교 교육환경개선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영주여중은 사교육이 없는 학교로 지정됐고 봉현초는 전원학교로, 영주제일교는 과목의 특성에 맞게 설계된 교실로 학생이 이동하며 수업하는 방식인 교과 교실제 학교로 지정돼 특색있는 학교로 가꾸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공교육 기숙형 학교도 현재 지역의 4개 학교가 신청해 놨다”며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센터 상담건수 1천여건 넘어

또한 박교육장은 학교 상담활동 지원과 어려움에 처한 학생들을 돕기 위해 도내에서 포항과 영주 단 두 곳에 설치된 학생생활지원단 위센타(Wee Center)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박 교육장은 “작년 2월에 개관한 이후 이미 상담이 1천여건이 넘어 섰는데 이는 학교현장에 설치되어 있지 않고 교육 청사내에 설치돼 남의 이목을 신경쓰지 않고 많이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위센타는 현재 전문 상담사와 복지사 4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풍기초 버스사고때도 사고현장을 목격한 학생들의 상담과 학부모상담이 이루어졌다. 또 최근에는 안동보호 관찰소와 협약을 맺어 학생 11명과 성인 200여 명에 대한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국예절과 애로상담 등도 이루어 지고 있다.

지난 해에는 학교 주변 위해 환경 정비 및 학교 폭력 예방 활동에 대한 노력으로 보건복지가족부 주관 청소년 정책평가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근 작은 학교 가꾸기 사업을 통해 재학생이 늘고 있는 문수초교와 봉현초교를 예로 들며 “농촌지역에 학생수가 줄어 들고 있다고 해서 폐교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며 “할 수 있다는 의지만 있다면 시내 학교보다 더 나은 교육 여건속에서 작은 학교도 충분히 살릴 수 있다”는 소신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교육장은 “교육장으로서 선두에서 열심히 일할 각오를 하고 있는 만큼 공교육을 믿고 잘 협조해 달라”며 “먼저 교육 가족이 변하겠다”며 공교육의 신뢰를 당부했다.

한편 박 교육장은 지난해 6월17일자로 영주교육청에 부임했으며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화학과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76년 3월 영덕종합고등학교를 첫 발령지로 안동여고 외 6개학교에 교사로 근무했으며 군위 부계중학교 교감, 경상북도 교육과학연구원 교육연구사, 군위 우보중학교 교장, 봉화 고령교육청 학무과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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