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살아가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는데 흔히 두 가지로 대별하여 성을 쌓는 문화와 길을 내는 문화라고 한다.

'성'과 '길'은 두 가지의 독특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성을 쌓는다는 것은 폐쇄적인 것을 말한다. 성은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요, 타인을 위협의 존재로 보고 자신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자기 경계를 더욱 든든히 하려고 하는데서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성을 쌓는 사람은 페쇄적인 삶을 살아간다.

반대로 길을 내는 것은 개방적인 것을 말한다. 이웃을 위하여 길을 내고 이웃 나라를 위하여 길을 내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것을 남에게 내어주고 남의 것을 스스럼없이 받아들일 수도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길을 내는 사람은 개방적인 사람을 살아간다.

역사적으로 동양은 주로 성을 쌓았고 서양을 길을 내었다. 어릴 때 라디오로 들었던 위대한 고구려의 양만춘 장군의 안시성, 권율의 행주산성 등 우리가 들어본 성 이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 모든 성들은 적군에 대하여 높은 폐쇄적인 벽을 쌓으므로 모든 관계를 끊었다.

반면에 서양인들은 나라를 정복하면 길부터 내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했다. 로마인들은 그들이 정복한 나라에 마차를 달릴 수 있는 길을 내었다. 그 얼마나 물류의 유통이 시원스럽게 뚫리었을까?

결국 성을 쌓았던 동양인들은 길을 내었던 서양인들에게 여러 가지로 많은 수모를 겪어야 했다. 구한말의 우리 나라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요즘 들어 동양인들은 길을 내느라고 바쁘다. 모든 폐쇄의 성을 허물고 길을 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이웃에 대하여 성을 쌓기보다는 길을 내어야만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점점 자기의 성만 높이 쌓고, 그것만이 타인에 대하여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 이러다간 우리 모두가 패자가 될까 걱정스럽다.

[김신중의 생각의 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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