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수의 세상보기

한반도의 미래와 민족의 운명이 직결된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 실험과 일본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동북아시아가 연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해방 56돌, 아니 정확히 말해 미제 침략자들이 이 땅을 지배한 지 56돌을 맞이하는 심정은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한 국가의 자주성은 외교와 군사권에 있다 한다.

미국의 폐리가 함대를 이끌고 일본에게 굴욕적인 개항을 요구했고 조선에게도 똑같은 개항을 강요하다, 조선의 강력한 항전에 패해 도망친 것이 '신미양요'이다. 미국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일본을 대리로 조선지배를 획책해 왔고, 지금도 미일 군사동맹의 하위 체계로 남한을 거느리고 있다.

친일파 박정희가 쿠테타를 일으켰을 때, 미국에 신분보증 서듯 두둔한 것이 바로 일본이었다. 광주학살의 주역 노태우 전 대통령이 90년 국빈자격으로 일본에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일본 왕 아키히토가 궁중만찬회장에서 불행했던 양국의 관계를 생각하면서 했던 말이다. "통석의 염을 금할 수 없다"라고 말이다. '통석의 염'이란 말을 넣고 싶어 실무진들이 한국정부에 여러 차례 의견을 타진했다고 한다.

어디서 한번 들어보기는 들어본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관미성은 우리 북변의 요충지였는데, 그것이 고구려 손에 떨어진 것은 참으로 통석(痛惜)하기 이를 데 없다. 아무쪼록 경은 짐의 마음을 헤아려 나라의 치욕을 씻는 데 전념하라!" 백제 17대 왕인 아신왕이 고구려 호태왕에게 빼앗긴 땅을 되찾기 위해 진무라는 장수를 대장으로 임명하고 내린 칙어의 내용이라 한다. 무슨 말인고 하니, 한반도가 원래 일본 땅인데 지금은 갖고 있지 못한 데 대한 비통함을 표현한 것이 '통석의 염'이라 한다.

그때 당시 국내의 언론들은 '통석의 염'이란 애매모호한 말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일왕이 눈물을 흘리며 사죄했다고 왜곡 과장보도 했다.

일개의 국가가 홀딱 속아넘어간 무지무식한 역사의식에 분통 터지지만, 침략야욕을 버리지 않는 일본의 검은 속내에 털 서 돌아버리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MD)과 일본자위대의 평화헌법개정은 허리 잘린 이 강토 북녘의 심장을 겨누고 있다.

지금 만약 전쟁이 발발한다면 500만명 이상이 희생된 6.25 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울진 원자력 건드리면 히로시마 원폭의 50배에 달한다고 한다. 핵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한반도의 역사는 끝장난단 것이다.

북한을 깡패국가로 내모는 진짜 양아치깡패 미국의 분열 이간책동에 놀아나지 않는 민중적 자각이 절대 필요하다. "북한에 얼마나 퍼다 주었나!" "전라도엔 불황이 없다" 등 국민 개인의 이기심을 자극해 민족을 적으로 또, 영호남을 이간질 하는 정치모리배들의 선전선동에 속아 놀아나지 말자는 것이다.

이젠 속을 만큼 속았고, 미워할 만큼 미워했다. 국내의 정신나간 수구세력들은 일제식민지의 한(한일협정)을 팔아먹고도 모자라, 조(북)일 협정을 굴욕적인 한일협정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 수준을 바라고 있다.

북한은 일제 강점기의 한과 미제침략자들이 자행한 학살을 백배사죄 배상하지 않는 한,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줏대를 꺾지 않았다. 그 보기 좋은 한 예로 류동수 태어나던 68년도에 '푸에블로호 사건'이라는 것이 있었다. 원산 앞바다에 불법정찰활동을 하다 북한에 나포된 미국배의 이름이다.

미국 측 대표와 북한 측 협상대표가 판문점에 마주 앉아 신경전을 벌이고 있었다. 스미스 장군이 격분해 말했다. "우리에게 두 가지를 해 줘야겠소, 첫째는 승무원들을 돌려보내는 것이고, 둘째는 공해상에서 불법 나포한 것에 대해 우리 미국에게 사과하는 것이오" 이 오만불손한 미국의 행패에 대한 답으로 북한의 박충국 장군이 뭐라 그랬을까.

생각만 해도 통쾌한 "우리말에 달밤에 개짓는 소리라는 게 있소!" 땅 넓은 줄 모르고 튀어나온 미국의 시건방진 콧대를 사정없이 꺾어 머리 조아리며 사죄를 받아 냈다는 것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을 지조와 절개를 목숨보다 더 중요시하는 흰옷을 입은 백의 민족, 해 뜨는 조용한 아침 선비의 나라라 칭했다.

미국은 김일성이 죽자 자체 붕괴할 것이라고 확신했었다. 그래서 지키지 않아도 될 경수로 건설과 중유공급을 선뜻 약속(제네바 합의)했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압살고립 책동에도 불구하고,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함께 가자' 무려 300만이나 기아와 아사에 굶어 죽는 처참한 고난의 행군에도 굴복하지 않았다.

오히려 광명성1호를 쏘아 올려 강성 대국건설이라 똘똘 뭉쳐 '우리를 건드리는 자 이 행성에 살아 남을 자 없다'라며 미국의 콧구멍이 벌름거리도록 큰 소리 뻥뻥치는 두둑한 배짱과 자존심은 사회주의 대국이었던 소련도 중공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이것이 만주 벌판을 종횡무진 질주하던 광개토 후예인 반도의 용맹스런 백두의 기상과 굽힐 줄 모르는 한라의 선비정신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북한을 찬양, 고무하는 것이 아니다.

일제 35년 미제 56년, 외세의 앞잽이들이 지배해 대학살과 피살육이 난무하고 위선과 기만이 활개쳐, 온갖 허무주의가 판을 치는 이때에 잃어버린 민족자존과 희미해진 이 민족의 기상을 되새겨 보자는 것이다.

뭉클한 민족적 자랑스러움에 가슴 벅찬 뜨거운 뭔 가가 울컥 치밀어 오지 않는가. 그렇다. 반만년을 함께한 우리는 하나다. 민족 분단의 원흉, 미제야! 일제야! 수구반동들아! 민족의 영물, 지리산 반달곰(혼)과 청송의 호랑이(기상)는 아직 멸종치 않았다.

조국통일 자유민주주의 인권국가 실현되는 날, 너희는 5천년 역사의 심판을 면치 못하리라. 개돼지도 침을 뱉을 45명씩 떼거지로 달겨들어 능욕 강간한 내 누이의 눈물을, 굴비 엮듯이 엮어 생매장 학살한 내 형제의 한을 가슴에 새겨 박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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