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맛집] 순대국밥의 원조 ‘옛날순대식당’

“순대국밥이랑 깍두기 완전 죽인데이” 여러명의 여고생이 ‘옛날순대식당’ 앞을 지나면서 내뱉은 말이다.

곱디고운 여고생과 순대, 왠지 잘 어울리지 않지만 이 식당의 순대국밥 맛을 보게 되면 음식을 좋아하는데 남녀노소 구분이 있겠느냐는 말이 생각날만도 하다.

영주역 뒤 기관차 사무실 건너편에 위치한 ‘옛날순대식당(대표 장후자.56)’은 밖에서 보아도, 식당 안으로 들어가 보아도 정말 작은 규모의 식당이다. 하지만 이른 저녁시간 임에도 불구하고 식당 안은 손님들이 빼곡하다.

이렇게 많은 손님들이 굳이 이 식당을 찾는 이유는 요즘에는 보기 드물게 전부 수작업으로 모든 음식을 준비해 그 맛이 여느 식당과는 다른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내기 때문이다.

‘옛날순대식당’은 30년쯤 전부터 영주 기차역 앞에서 시어머니와 함께 순대와 순대국밥만을 전문적으로 해오던 전통이 서려있는 식당이다.

다른 식당의 순대국밥과는 달리 이 집 순대국밥은 들깨가루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들깨가루를 사용하면 오히려 텁텁한 맛이 난다는 게 주인 장후자씨의 말이다.

들깨가루를 사용하지 않고도 이집 순대국밥의 육수는 정말 깔끔하고 오히려 여타 식당보다 더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육수를 준비하는데 들어가는 재료는 차이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육수를 만들기 위해 남들이 채 하루를 시작하기도 전인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사골을 우려내 육수를 준비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다른 무엇을 첨가하지 않아도 육수만큼은 자신있다고 한다. 손님들 반응 역시 여타의 순대국밥과 국물 맛의 깔끔함과 담백함이 차원이 다르다는 평.

순대는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하기 때문에 엄청난 손을 필요로 한다. 요즘 대부분의 식당이 기계로 모든 작업을 하지만 옛날순대식당은 좀 더 빨리 하루를 시작해 순대에 들어가는 20여 가지의 재료를 버무려 손으로 곱창에 일일이 밀어 넣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순대국밥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깍두기도 이 집의 또 다른 별미이기도 하다. 깍두기라고 해서 다 같은 깍두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건 옛날순대식당의 깍두기를 맛봐야 알게 된다.

순대국밥 한술을 입에 넣고 난 뒤 알맞게 익은 깍두기를 한입 베어 물면 조금 과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순대국밥과의 환상궁합을 자랑한다.

식당 주인 장씨는 “식당 홍보를 전혀 한 적이 없는데 식당을 다녀간 손님들 입소문 덕인지 지역 사람은 물론이고 타 지역 사람들까지 어떻게 알고 식당을 찾아오는지 신기할 따름”이라고 한다.

또 “음식이 맛있다고 소문이 나다보니 점심시간(12시~2시)에는 아예 손님들이 자리가 없어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식당에 선채로 기다렸다가 식사를 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한다.

“정성들여서 준비하지 않으면 손님들의 발길은 이미 끊겼을 거예요. 손님을 위해 최고의 노력으로 정성들여 음식을 준비하고 또, 손님들은 그 음식을 남김없이 맛있게 먹고 가시면 그저 뿌듯하네요” 주인 황씨의 말이다.

순대국밥. 그 옛날 장이 열리던 시절부터 우리 서민들에게 가장 사랑받던 음식이었다. 비록 작은 규모지만 그 옛날 그 맛 그대로 명맥을 유지하는 곳은 극히 드물다는 생각이 든다.

‘옛날순대식당’을 찾아 자신이 조금 고생을 하더라도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주인아주머니의 그 노력과 정성을 맛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옛날순대식당 <영주시 휴천3동 388-62, 전화 : 054-635-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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