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맛집]구수한 옛 맛 ‘시골토속밥상’

영주동 남서울 예식장 뒤편 평범한 상가 골목, 전면을 나무껍질로 덧대놓은 특이한 모양의 외벽과 슬레이트로 된 낡은 지붕이 지나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군데군데 덧대놓은 천막까지 그야말로 그 옛날 시골집 냄새가 물씬나는 이 집의 정체는 바로 ‘시골토속밥상(대표 이태임)’이란 식당이다.

겉모습과 별다를 것 없이 내부 역시 허름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식당 안은 의아할 정도로 많은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대체 무엇이 이 많은 손님들을 이곳으로 이끈 것일까?

‘시골토속밥상’은 청국장과 손칼국수 두가지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이다. 하지만 ‘시골토속밥상’의 청국장과 손칼국수는 여타의 식당들과는 달리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청국장은 열에 아홉은 대부분 특유의 역한 냄새를 꺼려해 멀리하지만 ‘시골토속밥상’의 청국장은 전혀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구수하고 진한 청국장의 맛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주인 이태임씨는 이렇게 냄새없고 구수한 토속적인 맛의 청국장을 만들기 위해 시골에서 직접 기른 콩으로 청국장을 띄운다고 한다.

하지만 청국장 맛은 비결은 따로 있다. 바로 청국장을 띄울 때 동그랗게 만 볏짚을 청국장 사이사이에 박아 놓고 이틀간 정확한 온도조절을 해가며 지글지글 끓는 시골집의 아랫목에 두면 청국장 균이 더욱 잘 발효돼 그 맛과 영양은 배가 된다는 것이 주인 이씨의 설명이다.

주인 이씨는 이러한 옛날 방식으로 청국장을 띄우는 것은 근 50년째 장을 담근 시어머니만의 특별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또, 청국장을 띄울 때 한번에 많은 양을 하지 않고 한 소쿠리정도만 정성스레 준비하는 것도 맛있는 청국장의 비밀이라면 비밀이다.

이렇게 시골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청국장을 무공해의 각종 나물 밑반찬과 함께 큰 그릇에 한데 넣고 시골에서 짠 참기름과 상추를 넣고 팍팍 비벼 먹으면 입 안 가득 행복이 전해지는 기분이다.

별미가 당기는 날에는 청국장 대신 손칼국수를 먹어도 좋다. 손칼국수 역시 주인 이 씨의 까다로운 입맛을 통과한 여수산 멸치와 다시마, 대파 그리고 시골에서 직접 기르고 겨우내 땅에 묻혀뒀던 무를 넣어 연탄불에 끓인 육수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일흔이 넘은 시어머니가 직접 기른 콩으로 만든 콩가루와 밀가루를 정확한 비율로 배합하고 반죽해 손으로 직접 밀어 면을 뽑는다고 한다. 이때문에 이집 칼국수의 면은 요즘 맛보기 힘든 부드럽고 쫀득한 맛이 생생히 살아있다.

주인 이씨는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우연찮게 방송관련 일을 하시던 분이 식사를 하러 와 청국장을 드시고는 너무 맛있다며 제보를 해 TV에 식당이 방영된 적도 있다”며 “방송을 보고 전국 각지에서 청국장을 택배로 보내달라고 주문전화가 쇄도해 진땀을 뺐다”고 했다.

영주로 이사 오기 전 이미 안동에서 14년 동안 청국장 음식점을 했었다는 주인 이씨는 “영주에서 장사를 시작한지 1년도 채 안됐는데 어떻게 찾아오시는지...한번 오신 손님은 쉬지도 않고 연일 청국장과 칼국수를 드시러 오신다”며 “남기지도 않고 다 드시는 손님들을 보면 그저 고마울 뿐”이라고도 했다.

청국장과 칼국수, 그리고 밑반찬까지 직접 농사를 짓고 하나하나 손수하다 보니 매번 할 때마다 힘들지만 이렇게 정성스레 준비해야 제대로 된 시골 맛이 나온다는 주인 아주머니.

깊어가는 가을 그 옛날 어린 시절 시골집을 찾았을 때 환하게 반겨주시던 할머니의 푸근하고 정겨운 마음을 느끼고 싶다면 ‘시골토속밥상’을 찾아 고향의 향수를 달래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시골토속밥상<영주시 영주1동 334-15 전화 : 054)636-1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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