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여명의 주민이 광적인 농악대의 응원 속에 목둘레 2.5m(직경70㎝)의 줄을 끌어 당기며 풍년을 기원하는 순흥 동·서부 줄다리기 및 민속놀이 경연대회 행사를 정월 대보름을 맞아 오는 27일 읍내리 장터에서 펼쳐진다.

▶한쪽 편이 수천명...주민 전체 참여한 듯
영주시 순흥지방의 역사상 큰 사건인 금성대군의 단종복위 사건으로 폐부되었던 순흥도호부가 복설되면서 그 경축행사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순흥 줄다리기는 그 참여 범위가 한쪽 편이 수천명이나 되었다는 것으로 보아 당시 순흥 도호부의 모든 주민이 참여한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줄다리기 축제는 마을의 결속과 한 해 풍년농사를 기원하고 민속행사의 재현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가 깊다.

순흥 지방에서는 정초에 마을 원로들이 모여 줄다리기에 대한 의논을 하고 동부와 서부의 대표들이 모여 행사에 관한 토의를 하게 된다.

이곳에서 행사일이 결정되면 마을 청장년들이 농악을 울리며 집집마다 다니면서 짚단이나 새끼줄을 갹출받아 한곳에 모아두고 마을사람들이 공동작업으로 수일간에 걸쳐 동아줄을 만든다.

▶자기편 불리해지면 남녀노소 모두 참여
각부(동부, 서부)의 대장은 마을마다 모은 줄을 합하여 큰 줄을 만드는데 원줄의 크기는 목둘레 2.5m(직경70㎝), 길이 80m, 총 중량은 5톤에 달한다.

줄 머리는 두 줄이 연결될 수 있도록 고를 만들고 고가 합치는 부분은 줄이 풀어지지 않도록 굵은줄로 다시 동여매게 되는데 줄의 끝부분은 24가닥으로 되어있어 많은 사람들이 붙어 잡아당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줄의 구조는 원줄, 중줄21가닥, 꼬리줄3가닥으로 되어 있고 동부줄은 숫줄, 서부줄은 암줄이라하며 두줄의 고를 연결하는 비녀목이 있어 이를 곳대라 부른다.

곳대는 길이는 2m, 직경 20cm쯤 되는 참나무 같이 튼튼한 나무를 사용한다.

경기는 양편의 청장년들이 모두 참여하여 줄을 잡으면 징을 쳐서 시작을 알리게 되는데 이때 자기편이 불리하게 되면 남녀노소가 다 함께 참여하여 줄을 당겨 총력전을 벌이게 된다.

승부가 나게 되면 승자의 조세를 패자가 모두 부담하였다고 하며, 승자는 원줄을 잘라 나누어 가지고 그것을 지붕에 올리고 금년 농사가 풍작이 되기를 기원했다.

▶제기차기, 윷놀이 등 다양한 민속놀이 마련...주민화합 결속 다져
이날 행사에는 옛날의 줄다리기 모습을 그대로 재현함에 따라 큰 성황을 이룰 것으로 보여지며, 동·서부 줄다리기 외에도 동별 윷놀이, 투호, 제기차기, 짚신만들기, 새끼꼬기, 연날리기 등의 민속놀이를 실시하여 화합과 결속을 다지게 된다.

축제가 열리는 순흥면 읍내리는 '91년 문화부 장관으로부터 전통문화마을로 지정되었는데 두레골 서낭당 제사, 동·서부 줄다리기, 전통농악 등 많은 문화행사가 전해지고 있는 선비의 본고장으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1시에는 민속연날리기 경연대회가 읍내리 현지에서 실시되며 초등부, 중등부, 일반부로 나뉘어 가오리연 멀리 날리기, 가오리연·방패연 높이 멀리 날리기 등의 행사를 개최하게 된다.

연날리기 경연대회에는 관내 초·중·고생이나 시민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오는 27일 신청하면 되는데 참가비는 초등생 4,000원, 가오리연 5,000원, 방패연 7,000원 등이며 참가자 전원에게 연, 실, 얼래 및 점심을 제공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영주시민신문(www.yjinews.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