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맛집]매운탕 전문점 '자연식당'

“언덕 위에 하얀 집 당신이 돌아오는 날~을 오늘도 기다리~네” 이런 노랫말이 있다. 안정비행장이 끝나는 지점, 안정면 소재지 입구 왼쪽에 위치한 이 집을 볼 때면 언제나 이 노랫말이 생각난다. 언덕 위는 아니지만 예쁜 하얀 집이기 때문이리라.

이 집이 맛있는 매운탕 집으로 잘 알려져 있는 ‘자연식당’이다. 자잘한 자갈이 바닥에 깔린 주차장을 겸하는 마당을 지나 두꺼운 유리문을 밀고 들어서면 깔끔한 실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입구 오른쪽은 주방이고 주방을 마주한 큰 실내를 두 칸의 방과 홀로 나누어져 있다.

이 집의 메뉴는 딱 두 가지다. 민물 매운탕(잡고기 매운탕)과 매기 매운탕이다. “주로 잡고기 매운탕인 민물 매운탕을 많이 찾죠.” 호남형의 윤호경씨( 37세. 자연식당 대표)가 미소 띤 표정으로 선뜻 대답해준다. “매운탕 맛의 비결이요? 그건 우리 어머니한테 여쭤 봐야 할 것 같은 데요.” 라며 주방 쪽을 향해 “어머니”하고 부르더니 잠시 후 모친 홍정숙씨(60세)를 모시고 나온다.

▲ 윤호경씨( 37세. 자연식당 대표)의 모친 홍정숙씨.
“비결은 뭐 있나요. 다 아는 거죠. 민물고기로, 물고기가 싱싱해야 하고 우리는 그날그날 잡은 물고기를 써서 신선해요. 비린내를 잡기 위해서 소주와 산초를 넣죠. 그리고 맛이 있다면 손맛이죠.”라며 홍정숙씨는 본인이 한 말이 쑥스러운 듯 입을 손으로 가리며 웃는다. “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낚시를 좋아하셨고 잡은 물고기를 어머니께서 맛있게 끓이셨어요. 그것이 지금의 자연식당을 있게 한 거죠.” 어머니가 자리를 뜨자 아들 윤호경씨가 목소리를 낮추어 말한다.

“민물고기로 예천, 문경 1급수에서 사는 놈을 쓰는데 육식을 하는 고기가 살이 탄력이 있으면서도 부드럽죠, 그래고 어머니께서 양념 비율을 잘 맞추시는 것 같아요. 참 양념은 우리지역에서 나는 것만 써요, 고춧가루, 마늘 등 모두요. 이제는 우리 식당이 외지로도 소문이 많이 나서 주말에는 대구 등 제법 떨어진 곳에서도 찾아오세요.” 라며 윤호경씨가 모친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잡고기 매운탕에는 계절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꺽지, 꾸꾸리, 동자개, 텅거리, 빠가사리 등을 사용한다. 특히 뼈가 억센 빠가사리는 육수가 시원하고 감칠맛이 탁월하다고-. 또 꾸꾸리는 자기종족도 잡아먹는 무시무시한 놈이지만 육질 맛은 뛰어나단다. “여기요, 라면사리 하나 주세요.” 어디선가 들려오는 소리에 윤호경씨는 “네, 갖다드리겠습니다.”라며 자리를 뜬다. 자연식당 매운탕에 들어있는 쫀득쫀득한 수제비 맛도 일품인데 그것도 부족한 대식가들을 위해 라면사리도 준비해두고 있다.

자연식당이 현 위치에 자리를 잡은 것은 2005년 5월, 이전에는 안정면사무소 건너편 농업기술센타로 가는 길 코너에 있었다. 노면보다 낮은 식당은 좁고 허름했지만 맛있게 매운탕을 먹었던 기억이 필자에게도 있다. 매운탕을 즐기는 지역인이라면 그 집을 기억할 것이다. 약간의 불편함이 미식가들에게는 맛의 추억을 더 풍부하게 해주는 법이다.

“전에 자리에서 10년 이상 매운탕 집을 했죠. 점점 손님이 많아져 어머니께서 힘들어 하셨어요. 그래서 2001년 어머니와 상의 끝에 제가 대구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어머니와 함께 식당을 운영합니다.”라는 윤호경씨는 식당일이 힘들지만 만족스럽다고-. 현재 자연식당은 윤호경씨뿐 아니라 홍정숙씨, 세 딸 모두가 함께 하고 있다. 이제는 윤호경씨를 비롯해 홍정숙씨의 세 딸 모두가 어머니 손맛을 전수받아 맛있는 매운탕을 끓일 수 있단다.

자연식당은 지난 1986년 영주(영주한의원 자리)에서 남지식당으로 매운탕 집 운영을 시작으로 예안식당 맞은편, 기술센타 코너 그리고 보다 깔끔하고 편안한 현재 자리에서 변하지 않은 맛으로 오랫동안 우리들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주말에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 잡기가 어려우니 꼭 예약을 하고 와야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지 않을 것 같다.
<계간 영주문화 45호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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