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사춘기 소년 같은 시인이 있다. 일흔이 넘은 시인은 베이직한 남방과 면바지에 흰 운동화를 즐겨 신는다. 시인은 조근 조근 말하고 웃을 때 항상 입을 가리고 웃는다. 자수고개 시인 김순한씨다. 김순한 시인이 처음으로 부탁을 했다. “어 보래 안 기자님요. 내 괜찮은 시인하나 소개시켜 줄게 만나보고 시민신문에 실어주면 안 좋을리껴”
옛말에 군사부(君師父) 일체(一體)란 말이 있다. 선생을 임금 다음으로 생각하고 아버지보다도 더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말이다. 아버지가 자식에게 다하지 못하는 가르침을 선생은 옳고 인간다운 사람으로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된 사람’은 선생님을 평생 은인으로 믿고 ‘사부(師父)’라고도 한다. 지난날 교단
“그냥 차나 한 잔 하고 가세요. 부끄럽습니다” 김재현씨(51)를 만나러 그가 운영하고 있는 보이차방 ‘호암다도’를 찾았다. 아는 분에게 얘기 듣고 취재차 왔다고 하자 그가 한 말이다. 사랑해도 사랑한다는 말하지 않고 사랑한다 말해도 기억하지 않는 기억하나 애써 외면하는 서러운 그대 어느 민둥산으로 향하는 채방울
‘꽃 피는 산골’은 영주시 봉현면 유전리에 67가구의 영농조합법인체(2009. 7)를 대표하는 상호이다. 이 마을은 히티제를 오르고 또 내려가며 좌우 눈에 띄는 것은 전부 사과나무이다. “우리고장 봉현면은 사과밭 일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영주사과의 주산지이기도 합니다. 맛 좋고 빛 고운 명품 사과를 만들기 위해 일 년
지난 21일은 불기 2554년 부처님 오신 날이다. 소백산 월명봉 동남쪽 기슭에 자리 잡은 성혈사를 찾아가 봤다. 일주문도 사천왕도 없는 사찰이다. 주차장에서 법당까지는 심한 경사 길이다. 법당 옆에 도착하니 친절하게도 연꽃송이 하나를 달아 준다. 성혈암 앞에 작은 천막을 친 봉축 행사장에는 아기 부처님의 세안식이 끝 날 무렵이었다. 셀 수 있을 정도의 연
물 먹은 쌀이 하얀 눈가루 옷으로 갈아입는가 했더니, 뜨거운 증기를 마시고 탄력을 회복하고 이내 제빙기를 통과하며 쭉쭉날씬 가래떡으로 변신한다. 설 명절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 바쁜 곳이 떡집이다. 영주시 가흥동 꽃동산로터리에서 남부 육거리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다 보면 부부가 행복의 떡을 만드는 ‘경북떡집’이 있다. 이 떡집의 하루도 새
“찻상이 완성되고 나면 화장품 보관함을 만들려고요. 배우는게 참 재미있어요. 다음엔 딸들도 하나씩 만들어 줘야지요.” 꼼꼼하게 상을 만지며 한지를 붙이던 장재복(문수 적동1리, 56)씨의 말이다. 21일 문수면사무소(면장 강성호) 2층 회의실에는 지역 주민들이 모여 한지공예를 배우느라 여념이 없었다. 영주시 평생학습센터(소장 주정례)가
“책 정리하다가 검정고시 준비하던 가정책이 눈에 띄어 들여다보고 있어요. 매일 먹는 밥이라, 먹는 거라고 먹다가 쌀에는 어떤 영양소가 들었고 우리 몸에 들어와 어떤 역할을 한다. 그런 거 알고 나니까 새삼스럽네요”라며 쓰고 있던 안경을 벗으며 밝게 웃는다. 유금자씨(60)는 지난해 적지 않은 나이에 여대생이 됐다. 경북전문대학 뷰티케어
“저는요 작년 여름부터 모듬북을 했는데요. 제가 찾아갔어요. 하고 싶어서요.” 영광중에 다니는 김현우 학생(3학년)의 말에 “저도1학년 때부터 형들이 공연하는 거 봤는데요. 멋있어서 황재일 선생님을 찾아가 공연단에 넣어 달라고 했어요.”라고 2학년 김남억 학생도 밝은 표정으로 말한다. 영광중학교(교장 심길남) 모듬
그녀는 씩씩하다. MTB(산악자전거)를 타는 그녀가 세 남자아이의 엄마라는 것을 알고 놀라웠다. 그리고 그녀의 10살 난 둘째 아들이 초등학교 1학년 때 뇌출혈로 쓰러졌었다는 이야기와 그녀가 아들을 위해서 어떻게 간호를 했는지를 듣고 그녀 장세미씨(40)를 찾았다. “잊을 수도 없지만 생각하고 싶지 않는 일이죠. 정말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나리라
“작년 연말에 ‘다미안의 집’을 갔고 그전 11월에 ‘인애가’를 갔었는데 우리 색소폰 연주에 무표정했던 분들이 환한 얼굴로 박수를 치고 일어나 춤도 추고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가슴이 뿌듯한 것이 봉사활동 하는 보람을 느꼈어요. 그곳에 계신 분들이 다 몸이 불편한 분들이라 더 뿌듯했던 것 같아요.&rdqu
“언젠가 민원실에서 노인과 공무원이 큰소리로 싸우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본적이 있죠. 사실 싸우는 것이 아니라 청력이 안좋은 노인 때문에 공무원이 목소리를 높여 차근차근 설명하고 있는데도 꼭 싸우는 것 같았죠. 그런데 이마저도 대화가 안돼 공무원이 글을 써서 보여 주니 노인이 글마저 모르더라구요. 이렇게 답답한 경우가 어디 있겠습니까”이
“이제 가을이라 아침저녁으로는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잖아요. 때 맞춰서 연탄 배달이 됐다고 기뻐하시데요. 골목이 좁아서 회원들이 죽 서서 배달을 했어요. 장갑을 껴도 옷이랑 얼굴에 검은 연탄이 안 묻을 수가 없잖아요. 그래도 전부 웃으며 즐거운 마음으로 했죠.”라며 김순희씨(48)는 환하게 웃는다.안동보훈지청 보훈도우미로 활동하고 있는
“처음에는 언어와 문화차이로 힘들었어요. 다행히 남편이 자상하게 설명해주고 잘 대해줘서 잘 극복하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어요.” 정성애씨(39)는 중국 길림성이 고향인 이주여성이다.우리지역에도 수년전부터 이주여성의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다른 언어와 다른 생활습관 등으로 인해 정씨처럼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아 보람있게 살아가는 사람
우리 속담에 ‘아흔 아홉 가진 사람이 하나 가진 사람보고 백 개 채워 달라 한다’라는 말도 있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남보다 많이 가져서가 아니다. 영광중학교 정문에서 영암교 중간지점 길가 15평 남짓한 집에 김중원(61)가 살고 있다. “15평이 채 못되죠. 반듯하게 방 두 칸 빼고 나니 거실 겸 주방이 시모네기(세모)가
"어릴 때 닭과 염소를 집에서 키웠지만 특별히 동물들을 좋아하지는 않았어요. 컴퓨터로 장래 유망직종을 찾다가 수의학과가 우연히 눈에 띄어 전공한 거죠. 하지만 지금은 이 일이 좋고 적성에 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저 보다도 아내와 처갓집에서 개를 너무 좋아합니다."라는 김대진 동물병원장(40세)이 말한다."제가 88학번인데
"학생들이 망원경으로 달을 관측하면 신비롭다는 말과 함께 치즈의 표면처럼 움푹 패인 구덩이(crater)를 보고 저게 뭐냐고 묻습니다. 그냥 우리가 육안으로 보는 것처럼 매끈하지 않으니까요. 그 구덩이를 '운석 구덩이'라고 하는데 운석이 빠른 속도로 달 표면과 부딪쳐 난 흔적이죠. 달에는 공기가 없으니까 풍화작용 등이 없잖아요 그래서 달을 탐사
“전 직원들의 노력으로 받은 상이고 사실 우리 시민들이 주는 상이니 만큼 기쁘지요. 고품격 도시가 되려면 시민들의 건강이 우선돼야 되기 때문에 전 직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지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영주시보건소 임무석 소장(54)은 보건소 입구에 부착되어 있는 '행정서비스 우수기관상'이란 팻말을 바라보며 흐
걸걸한 목소리에 변함 없는 커트스타일의 머리모양. 그녀는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로 변한 것이 없어 보인다. 소백풍물 단원이었던 그녀는 북과 장고를 신바람 나게 치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지금 그녀는 소백풍물의 명예회원으로 단원들의 예우가 대단하다.누구도 그녀보다 씩씩할 수는 없다. 얼마전 까지 택시 운전을 했으며 여자로서는 드물게 굴삭기 기사도 했다.
"여기 함부로 들어오시면 안됩니다."짧게 다듬어진 스포츠머리에 다부진 몸매의 수산유정란 농장 대표 권석은씨(39)의 첫마디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외부인 출입금지’라고 적힌 글자를 무시하고 들어갔다가 혼이 났다.권씨는 지난 4월 국내 최초로 '자연이란'의 상표로 유정란을 생산,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으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