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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면 - 총장님 축사
동양대 2007-05-18 13:19:11 | 조회: 3458
동양대 신문 총장 기고문


이제 축제는 끝났습니다.


사랑하는 동양인 여러분!

축제는 끝났습니다.

이제 계절의 여왕, 5월도 가고 곧 유월이 옵니다. 아침 안개 자욱한 소백의 아침, 그 초록빛 싱그러움이 다시 캠퍼스를 감싸고 있습니다. 터질 듯 부풀어 올랐던 영산홍, 자산홍 등 오색의 꽃들도 이제는 지고 여름 꽃들이 다시 캠퍼스를 가득히 메우고 있습니다.

영국의 계관시인(桂冠詩人) 브리지스(Bridges : 1844-1930)는 유월이 오면 향기로운 건초 위에 연인과 함께 앉아 산들바람 이는 하늘에 흰구름이 지어 놓은 궁전을 바라보며 하루 종일 달콤한 시를 읽으리라고 노래하였습니다.

캠퍼스의 신록(新綠)이 더욱 짙어지고 보랏빛 향기가 더욱 가득해진 등나무 그늘에서는 연인들의 즐거운 사랑의 노래들이 들려오는 듯합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계절은 여러분 아버지 세대들의 숭고한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이 아름다운 자유는 그저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여러분들이 더욱 열심히 학업에 정진하여 그들의 피와 땀이 헛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해마다 유월이 오면, 우리는 돌이킬 수 없는 불행한 역사를 기억합니다. 오천년의 역사에서 가장 참혹했던 유월을 우린 애써 잊으려 하지만, 지울수록 더욱 선명해지는 것은 그 유월의 핏빛이 아직 우리 가슴에 응어리져 있기 때문입니다.

자유 민주주의를 위해 젊은 학도들은, 동화에 나오는 화랑 관창처럼, 기꺼이 죽음으로 가는 행군을 힘차게 따라 나섰습니다. 핏빛 가득한 대지 위에 애타게 불렸던 어머니 가슴에 그들은 영혼을 묻었고, 이제 그 대지 위를 신록이 장식하고 있습니다. 초연(硝煙)이 쓸고 간 그 자리엔 핏빛 보다 더 고운 붉은 꽃들이 만발해 있습니다. 정말 우리의 유월은 엘리어트의 4월보다 더 잔인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이 계절을 그저 아름다운 꽃과 신록의 시절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육신과 영혼을 바쳐 이 아름다운 계절을 우리들에게 물려주신 분들을 위해서 우리는 더욱 학업에 정진하여야 합니다. 세계 7대 경제 강국을 만들어온 저력을 이어가고 세계적 경쟁에서 이겨나가기 위해서 우리는 더욱 치열하게 학문적 열정을 불태워야 합니다.

이제 축제는 끝났습니다.
축제는 다만 잠깐의 휴식을 위한 것입니다. 세상 만물은 모두 나름의 주기가 있듯이, 열심히 학문에 매진해 온 여러분들은 이제 계절과 주기에 맞추어 정신적 긴장을 풀어주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출발을 위해 준비할 시기입니다.

인생은 그리 짧지도 않지만 길지도 않습니다. 화살처럼 빨리 가는 세월을 잡지도 못하면서도 잡으려 애쓰지만 늘 우리는 세월에 지고 맙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후회와 아쉬움만 남은 그 미망(迷妄)을 뿌리칩시다.

당나라 때 시선(詩仙) 이태백은 “그대 보지 못하였는가? 황하의 저 물, 하늘에서 내려와 힘차게 흘러 바다에 이르러 다시 오지 못 하는 것을(君不見 黃河之水天上來 奔流到海不復回)”이라고 노래했습니다. 인생은 어쩌면 그 강물과 같이 까닭 없이 힘차게 흘러가버릴 지도 모릅니다. 그리하여 “높고 귀한 고관대작의 부인이 거울을 보며 그 백발을 슬퍼하네, 아침에 삼단 같은 머리가 해거름에 눈같이 희어진 것을(高堂明鏡悲白髮 朝如靑絲暮成雪)”이라고 이태백은 또 노래합니다.

하지만 흘러가버린 물은 어제의 물이 아니지만 흘러가는 강물은 끝없이 흐르는 것입니다. 송나라 때 소동파는 “달도 찼다가 기울다가 하지만 그래도 달의 본 모습은 그대로일세. 변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변하는 것이지만 변하지 않는다는 관점에서 보면 결국 우리는 무한한 생명에 뿌리를 박고 있는 것이지”라고 노래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변화무쌍한 현상 속에서도 영원한 생명을 가진 존재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보는 이 순간은 바로 영원으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것이고, 영원은 바로 일상의 순간들이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제 축제는 끝났습니다.
시간이 내게 주는 그 귀한 인연과 기회를 소중히 하도록 마음을 다져야 합니다. 특히 1학년 여러분들은 지금까지의 타율적인 학구 생활과는 달리, 스스로가 능동적이고 자주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설정한 목표를 성취해 가고, 끊임없이 제기되는 갖가지 문제들을 해결해 감으로써 책임 있는 성인으로 성장해 나가야 합니다.

흔히 대학을 멋과 낭만이 넘치는 곳이라 말하지만, 이는 대학 본래의 의미를 알고 충실히 실천하는 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새로운 인생단계의 출발점에서 적절한 방향을 설정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이를 통합해 나감으로써 보다 알찬 대학생활에 접근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리라 생각됩니다.

부디 높은 기상과 자부심으로 새 역사를 개척하는 동양인이 되어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5월 21일

총장 최 성 해
2007-05-18 13:19:11
210.xxx.xxx.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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